"인공지능, 의사 대체 아닌 훌륭한 '조력자'"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11.13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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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파이오니아-6]이예하 뷰노 대표 "AI로 의료현장 문제 해결하겠다"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인공지능). 실생활 곳곳에 AI가 파고들면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연재하는 'AI 파이오니어'는 AI 혁신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이끄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미래를 준비 중인 파이오니어들을 만나, 그들이 말하는 AI 혁신의 방향성과 미래상을 전합니다.

이예하 뷰노 대표. /사진제공=뷰노.이예하 뷰노 대표. /사진제공=뷰노.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AI 기술로 진단 효율을 개선해 의사가 환자 치료에 좀 더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죠."

지난 5월 국내 의료업계에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뷰노가 개발한 AI 의료기기 '뷰노 메드 본에이지'(이하 본에이지)가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판매 허가를 획득한 첫 AI 의료기기다.



이예하 뷰노 대표(사진)는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겪는 다양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AI 기술로 구현하고 있다"며 "일의 흐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본에이지 판매 허가는 식약처와 AI 기업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물이다. 뷰노는 1년 반에 걸친 식약처의 AI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허가 가이드라인 제정 과정에 참여했다. 식약처는 본에이지에 이어 8월 루닛의 '루닛 인사이트'와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의 '제이비에스-01케이' 판매를 허가했다.



본에이지는 AI가 환자의 왼손 뼈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저성장, 성조숙증 등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다. 의사가 직접 눈으로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과 참조표준영상(GP)을 비교해 뼈 나이를 판독하는 과정을 AI 기술로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진단 정확도와 속도를 크게 개선했다. 이 대표는 "전문의와 본에이지 간 오차는 7개월 미만"이라며 "본에이지는 판독속도를 20~40%, 판독 정확도를 10% 향상시킨다"고 설명했다.

AI 의료 소프트웨어 중 국내 첫 판매 허가를 받은 '뷰노 메드 본에이지'. /사진제공=뷰노.AI 의료 소프트웨어 중 국내 첫 판매 허가를 받은 '뷰노 메드 본에이지'. /사진제공=뷰노.
뷰노는 의료 빅데이터 기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 대형 병원, 제약사들과 협업해 흉부 CT·엑스레이, 안저검사, 치매 위험성 진단, 심장정지 예측 등 AI 진단 기술을 연구 중이다. 뷰노는 2015년 이미지 인식 기술 대회 'ILSVRC'에서 5위를 차지하고, 국제 저명 학술지에 임상연구 논문을 게재하는 등 수준 높은 AI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는 현재도 의료진이 부족한데, 초고령사회가 도래하면 의료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며 "의료 AI는 의료 분야의 수급 불균형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AI의 의료진 대체 가능성 우려는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한 질병 진단에서 AI가 진단을 확정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최종 진단은 의사가 내리고, AI 기술은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AI 의료 산업 육성을 위해선 건강보험 수가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의료 소프트웨어의 진단 정확도, 속도 개선 효과가 확인된 만큼, 수가 대상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것. 현재 보건복지부는 AI, 로봇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의료 기술의 건강보험 수가화를 검토 중이다. 그는 "AI 의료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한 수가 지원이 이뤄지면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 보상이 있어야 AI 의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개발할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관적인 질병 진단이 가능한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의료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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