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랠리 끝났나"…원유 ETN·ETF 수익률 '뚝'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11.0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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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 전환한 유가, 관련 종목 1개월새 -20%…美 원유재고 쌓이고, 무역갈등에 수급부진

"유가랠리 끝났나"…원유 ETN·ETF 수익률 '뚝'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빨간불이 들어 왔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5주 연속 증가한데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을 더 늘린다는 소식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20% 이상 떨어졌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미국 원유재고 증가 우려 등으로 국제유가가 최근 3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며 "파티 비롤 IEA(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이 싱가포르 컨퍼런스에서 원유 수요가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유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유가랠리' 끝났나…원유 ETN·ETF 수익률 '뚝'=1일 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날보다 1.31%(0.87달러) 떨어진 배럴당 65.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1.20%(0.91달러) 내린 75.04달러에 마감됐다. 두바이유는 75.66달러로 0.52달러 하락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5주 연속 증가한 것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320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WTI(76.41달러)와 브렌트유(86.29달러)는 지난달 3일, 두바이유(84.44달러)는 지난달 4일 각각 최고점을 찍은 이후 약세로 전환했다. WTI는 고점 대비 14.5%,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는 각각 13%, 10.4% 하락했다. 특히 최근 3일 연속 하락하면서 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투자하는 ETN·ETF 등 상장지수 수익률도 뚝 떨어졌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미래에셋 레버리지원유 선물혼합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신한 WTI원유 선물 ETN' 등은 10월 한 달 간 20% 이상 급락했다. '대신 WTI원유 선물 ETN', 'KODEX 원유선물(H)', 'TIGER 원유선물 Enhanced(H) ETF' 등의 10월 수익률도 -11%대다.

"유가랠리 끝났나"…원유 ETN·ETF 수익률 '뚝'
◇빛바랜 '100달러' 전망…석유화학주는 부상=올 들어 고공행진하던 국제 유가 흐름이 꺾인 것은 투심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연초에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최근 1개월 새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중 무역분쟁 심화, 최근 글로벌 증시 하락 등도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까지 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이란 석유수출 제재 등 리스크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증산에 나서면서 이란 감소분을 상쇄한데다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원유수요 위축으로 배럴당 60달러선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 속에서도 독보적인 수익률을 냈던 원유 관련 ETN과 ETN의 환매가 이어지는 한편 신규 투자가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주요 종목의 거래량이 올 초 대비 눈에 띄게 줄었다.

반면 석유화학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손 연구원은 "그동안 석유화학 업종 주가를 짓눌러온 디스카운트 요인은 국제유가 상승"이라며 "유가가 하락 전환하면 석유화학 업종의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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