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수소는 에너지 안보·환경 문제 대안" 한·중·일 '합창'

머니투데이 루가오(중국)=황시영 기자 2018.11.0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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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수소 삼국지]중국 2030년 100만대 보급으로 가장 급진적…한국, 세계 최고 기술 불구 정부 지원 상대적 미흡

편집자주 전세계 제조업 자원을 빨아들였던 블랙홀 중국이 수소사회에 눈을 돌렸다. 일찌기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탈원전을 선언하고 수소사회의 길로 접어든 일본 아베 정부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상용화에 성공한 한국 등 3국의 수소사회 헤게모니쟁탈전을 들여다봤다.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이 지난 23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이 지난 23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우리 정부의 수소경제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중국은 완강(萬鋼) 전 과학기술부장(장관·현 중국과학기술협회 주석)의 정책 지원을 넘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 하에 수소경제로 이행 중이다. 지난달 23~25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如皋)에서 열린 글로벌 수소연료 및 수소전기차 학회 'FCVC(International Hydrogen Fuel Cell Vehicle Congress) 2018'는 이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완강 전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수소전기차 투자로 심각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성장을 견인할 에너지 대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2월 중국 정부는 '중국 수소에너지 및 연료전지산업 혁신연합'을 출범하고 수소전기차를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수소전기차 굴기(倔起)'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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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 위주로 수소전기차 시장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완강 전 장관은 "중국 전역에 1000대 이상의 수소전기버스가 운행 중"이라고 했다. 루가오에는 지난해 3월부터 도심 내에 수소전기버스가 실증 사업에 들어갔고, 지난달부터는 3대가 정규 노선에 투입돼 운행하고 있다. 중국은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를 2020년 5000대에서 2030년 100만대로 급격히 늘릴 방침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줄이고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2020년까지 유지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발전 방향을 수소전기차로 잡았다는 뜻이다.

중국 지방 정부 중에는 상하이시가 수소전기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이다. 상하이시는 2025년까지 글로벌 톱3 업체의 연구개발(R&D)센터 2곳을 유치하고, 50기 이상의 충전소와 승용차 2만대 포함 총 3만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하는 연료전지차 발전규획을 작년 9월에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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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대표로 나선 에이지 오히라 NEDO(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 수석연구원은 "일본에선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환경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데 해결방법은 수소"라며 "NEDO는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 충전소, 연구개발 등 수소에 284억엔(약 2817억원)을 투자 중"이라고 말했다.


2040년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완성차업체가 생산할 수소전기차는 1회 충전에 1000㎞ 이상 주행 가능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수소차의 생산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전지 '스택(Stack)의 출력 밀도는 현행 3kW/L에서 9kW/L로 높아질 것이라고도 전했다.

가즈히로 후쿠자와 토요타 중국현지법인 상무는 "토요타는 진정한 수소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미라이를 출시했다"며 "정부, 고객, 에너지 공급업체,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함께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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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선언문'으로 수소 기술을 표준화하겠다고 선언한 일본은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를 4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일본 전역에 있는 91개의 수소 충전소를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160개로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정부가 충전소 설치 비용 50%, 충전소 운영 보조금까지 지원한다.

수소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도, 선박, 비행기, 가정 및 기업용 난방, 발전 등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다. 일본은 이미 가정용 연료전지 시스템 ‘에네팜’을 23만대 이상 보급했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수소에너지로 만든 전기와 온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에이지 오히라 NEDO(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 수석연구원이 지난달 24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에이지 오히라 NEDO(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 수석연구원이 지난달 24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10월 24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에이지 오히라 NEDO(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 수석연구원의 발표 자료. 2040년경 수소전기차의 예상 가능한 스펙(상세 제원)이 적혀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10월 24일 중국 루가오에서 열린 'FCVC 2018'에서 에이지 오히라 NEDO(일본 경제산업성 산하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 종합기구) 수석연구원의 발표 자료. 2040년경 수소전기차의 예상 가능한 스펙(상세 제원)이 적혀 있다./사진=황시영 기자
우리나라를 대표해 연단에 나선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은 "한국 정부는 수소경제를 혁신성장을 위한 3대 전략 분야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수소전기차(승용)는 422대, 수소전기버스는 2대(서울, 울산) 보급됐으며 내년에 수소선박 실증사업이 시작된다고 제시했다.


이동훈 현대차 연료전지성능개발팀 파트장은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개발 역사와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소개했다.

'넥쏘'는 현존하는 수소전기차 중 최장인 609㎞의 항속거리를 갖췄으며 운전 및 동력성능, 수소탱크 설계, 디자인 측면에서 전세계 수소 및 자동차 전문가로부터 극찬받는다. 우리나라가 토요타 '미라이'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전기차 상용화 기술을 갖고 있다는 실증 근거가 '넥쏘'다.

현 정부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에서 깜짝 '수소외교'를 펼치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 전 국가적 차원의 추진은 아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누적 1만6000대(수소버스 1000대 포함) 보급, 수소충전소 310기 구축을 목표로 내놨지만 세부 지원 방안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 보다 상세한 정부 지원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에는 올 연말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충을 위한 SPC(특수목적법인) '하이넷(HyNet)'이 세워진다. 하이넷의 운영기간은 10년이며, 내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약 100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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