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곳곳서 과매도 시그널…매수시점 왔나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8.10.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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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절반인 675개 종목이 1년 신저가…한달 간 시총 61.2조 증발

코스닥, 곳곳서 과매도 시그널…매수시점 왔나


코스닥 기업들의 주가하락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시가총액이 기업의 수익가치는 물론 청산가치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과매도 시그널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무역분쟁과 미국증시 불안 등 대외변수가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일단 가격 측면에서는 반등권역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외국인들이 코스닥 매집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풀이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시초가를 기준으로 675개 코스닥 종목이 최근 1년간 신저점을 기록했다. 전체 코스닥 기업의 54%에 달하는 수치다.

코스닥 시가총액은 이달 초 271조6689억원에서 지난 29일 기준 210조4615억원으로 61조2073억원 감소했다. 국내외 증시여건이 안 좋다고 해도 지나치게 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코스피도 그렇지만 코스닥은 특히 과도하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주가가 빠졌다"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코스닥 업체들의 경우 역사적 저점을 깨고 내려간 곳들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황이나 실적이 좋은데도 증시 분위기나 수급 여파로 억울하게 동반하락한 기업들이 많다"며 "시장 여건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주가수준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의 메리트가 있다"고 풀이했다.

코스닥 지수는 600선 초반까지 내려간 상태인데, 이는 2015년보다 낮은 상태다.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그 때보다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낮다는 얘기다.


이 밖에도 코스닥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온다. 일단 주가가 청산가치 이하로 내려간 기업이 허다하다.

웹스 (1,712원 ▲7 +0.41%)라는 기업은 상반기 기준 이익잉여금 198억원에 자본총계가 392억원인데 현재 시가총액은 227억원에 불과하다. 개인 투자자들의 반대매매로 추정되는 매물이 잇따라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한 결과다.

서전기전 (4,650원 ▼175 -3.63%)도 올해 상반기 2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유동부채를 빼고도 100억원 가량의 유동자산이 있는데 시총은 225억원 수준이다. 대동기어 (10,460원 ▼350 -3.24%)는 자본총계 598억원에 시총 215억원이다.

대동기어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6배다. 주가가 회사 자산가치를 3분의1 정도밖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웹스와 서전기전은 최근 100% 무상증자를 결정할 정도로 자금여력이 충분한 기업들이다.

주가와 연동되는 코스닥 수급변화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코스닥에서 5225억원을 순매도했으나 최근 5일간은 2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고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6000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신용거래 담보부족에 몰린 개인들만 주식을 처분한 상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코스닥 시장은 반등을 노려볼 가격대이지만 신용거래 반대매매 등 꼬여있는 수급이 풀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코스닥 지수는 600~63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당분간 등락을 거듭한 후 본격적인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당분간 다우나 나스닥 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영향이 코스닥 추세에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변수"라며 "미국증시는 펀더멘탈이나 중국과의 무역분쟁 여부와 무관하게 고점에서 나오는 차익매물 압박이 상당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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