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일정 몰렸지만…증시 하락에 상장 연기 '고심'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0.30 17:08
글자크기

하반기 상장 25개사 중 6개사, 공모가 대비 주가 40% 이상 하락

공모 일정 몰렸지만…증시 하락에 상장 연기 '고심'


"코스닥지수가 월초 대비 20% 넘게 하락하는 건 본 적이 없네요. 상장 계획을 일정대로 진행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A 상장예정기업 IR담당자)



증시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연말 IPO(기업공개)를 앞둔 비상장기업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 상장준비를 한 끝에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상장사들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신규 상장기업 역시 기업가치 제고가 난관을 맞은 상황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부터 현재까지 상장한 일반 상장기업 25개사 중 17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평균 공모가 대비 주가 하락율은 -33%에 이른다.



이중 공모가 대비 주가가 40% 이상 하락 기업만도 △티웨이항공 -44.8% △액트로 -43.5% △나우아이비캐피탈 -48.4% △에이피티씨 -48.6% △디지캡 -51.3% △SV인베스트먼트 -55% 등 6개사에 이른다.

주가 등락폭이 점차 커지면서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의 경우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동종업계 유사회사와의 PER(주가수익비율) 괴리 또한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 책정을 위해 비교대상으로 삼은 동종업계 상장사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가가 상대적으로 비싸보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자동차용 플라스틱 금형 전문 생산업체인 프라코는 업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적용 후 할인율 46~65.6%를 적용하며 눈높이를 낮췄는데도 불구하고 이 달 15~16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참여가 저조해 상장을 철회했다.


로봇 솔루션 개발업체 로보티즈는 공모희망가 산정시 유사기업 평균 PER 24.99배를 반영한 뒤 할인율 40.45~51.51%를 적용해 수요예측 흥행을 이끌어냈다. 회사는 공모희망가(9200~1만1300원) 상단을 돌파한 1만4000원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주관 업무를 담당하는 각 증권사 IB(투자은행)부서 역시 기업들이 공모규모를 축소하거나 공모가를 대폭 낮추면서 예상실적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주아이비투자(아주IB투자)와 아시아나IDT는 수요예측에 앞서 공모규모를 당초 시장 예상보다 축소했다. 아주IB투자의 공모희망가 기준 예상 공모규모는 488억~586억원으로 기존 시장추정치 대비 20% 가량 낮아진 금액이다. 아시아나IDT는 공모규모 637억~795억원으로 다음달 초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 역시 공모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시장예상치를 밑돈다.

한 증권사 IB업무 담당자는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의 경우 현재 증시 상황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일단 수요예측까지는 일정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라며 "일부 기업은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할 경우 공모 철회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시간

6-10위 보기 5분간 수집된 조회수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