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공모가 산정, 증시급락에 폭풍전야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10.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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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거래일 동안 19개기업 수요예측…4곳 겹치는 날도 있어

몰려오는 공모가 산정, 증시급락에 폭풍전야


앞으로 3주간 19개 공모기업 수요예측이 이뤄지는 가운데 공모가가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요예측이 몰려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경쟁이 떨어지고, 국내 증시가 대폭 하락해 공모주 가치평가도 하락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2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공모가를 정하기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일자가 확정된 IPO(기업공개) 기업은 19곳에 이른다.



코스피는 CGV베트남홀딩스, 아시아나IDT, 드림텍 등 3곳, 코스닥은 노바렉스, 아주IB투자, 싸이토젠 등 16개 기업이다. 기관수요예측은 통상 이틀씩 진행되는데 다음 달까지 19개 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기관수요 예측이 한꺼번에 몰릴 수밖에 없다. 다음 달까지 남은 15거래일 중 4곳의 수요예측이 이뤄지는 경우가 2거래일이 있다. 다음 달 8일에는 아시아나IDT, 싸이토젠, KMH신라레저, 남화산업이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2일에는 네오펙트, 에코캡, 티앤알바이오팹, 엠아이텍이 동시에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 밖에 3곳의 수요예측이 이뤄지는 것도 5거래일이나 된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4개 기업의 수요예측이 겹치는 경우는 2015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며 "현재 상장승인이 난 곳만 5곳에 이르는 만큼 12월 중순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모일정이 겹치게 되면 시장의 관심이 높은 종목에 기관 수요예측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작은 기업의 경우 공모가가 기대치보다 낮아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모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코스피 기업과 수요예측일이 겹친 코스닥 기업은 수요예측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CGV베트남홀딩스의 경우 공모규모가 1080억~1320억원인데, 수요예측이 겹치는 디자인의 공모규모는 36억~40억원, 디케이앤디는 104억~119억원이다. 이밖에 공모규모 637억~795억원인 아시아나IDT와 수요예측이 겹치는 싸이토젠(161억~210억원)도 수요예측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증시도 공모가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시아나IDT 공모가 밴드 1만9300~2만4100원은 동종업체 기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한 다음 32~46%를 할인한 것이다. 아시아나IDT 비교기업이었던 신세계I&C 현재 주가는 12만500원으로 공모가 산정 당시 기준주가 13만7000원보다 10% 이상 떨어졌다.

최근 주가하락 폭이 컸던 바이오 기업의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싸이토젠의 비교기업이었던 씨젠 주가는 2만19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나노엔텍 주가는 5670원에서 4110원으로 떨어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면 IPO 기업도 당연히 떨어진다"며 "IPO를 늦추지 못한다면 싼값에 주식을 상장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주가하락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증시 어려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IPO 수요예측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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