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구글 매출 5조인데 세금은 '쥐꼬리'?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18.10.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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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IT '체리피커' 구글]③"구글 국내 매출 네이버와 비슷, 법인세는 1/20"

편집자주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평범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곳이 있다. 글로벌 대표 IT기업 구글 얘기다. 국내 동영상, 모바일 시장에서 연간 수조원씩 싹쓸이하지만 우리 정부에 내는 세금은 미미하다. 국내 기업들이 내는 통신망 이용료도 거의 내지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과실만 챙기는 IT판 '체리피커' 구글. 그 실태를 확인해봤다.

[MT리포트]구글 매출 5조인데 세금은 '쥐꼬리'?


구글은 앱스토어, 동영상, 클라우드 등 전방위적 사업으로 국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2006년(구글코리아 설립) 한국 진출 이후 한번도 매출과 세금 납부액을 공개한 적이 없다.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서는 구글의 한국 매출이 네이버에 버금가지만 납세 규모는 터무니 없이 적다며 ‘역차별’을 주장한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조세회피 의혹에 구글이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구글이 한국 매출과 세금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베일 속 구글 韓 매출…“최대 5조 추정”=업계에서는 구글의 국내 매출이 최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태희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가 지난달 한국미디어경영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의 지난해 한국매출은 3조2100억~4조92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공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162억3500만 달러)을 기반으로 지역별 매출 비중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다.



지난해 네이버 연 매출(4조6785억원)과 엇비슷하다. 그러나 구글이 한국에 내는 세금은 턱없이 적다. 지난해 네이버가 납부한 법인세만 4232억원이지만, 구글이 한국 정부에 내는 세금은 앱 마켓 부가세와 구글코리아가 계약한 온라인 광고 매출분에 대한 법인세(200억원 추정)가 고작이다. 합쳐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구글은 엄연히 한국인 대상 한국광고인데도 상당수 싱가포르 법인 등을 통해 계약한다.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한국에 서버가 없다 보니 명확한 과세지표도 없다.

◇끊임없는 조세회피 의혹…“페북처럼 매출 공개해야”=글로벌 사업비중이 클수록 이익 기여국에 대한 사회적 책임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구글은 세계적 이용자 기반 플랫폼이라는 것을 빌미로 자사 사업에 필요한 요구에 대해선 적극적이다. 2년 전 고해상도 지도 반출 요구가 대표적이다. 반면 납세나 망 투자, 서버 국내 설치 등 불리한 이슈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를 회피하고 있다. 이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도 구글의 국내 매출과 수익 규모, 망 사용료 무임승차 논란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다만 29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관련 질의에 "국제 세제조약을 비롯해 세금은 복잡한 이슈로 국내 법뿐 아니라 국제조약을 준수해 세금을 납부해왔다"며 "다만 (한국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미국 IT기업인 페이스북과도 대조적인 행보다.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국가별 매출을 공개하고, 해당 국가의 세법에 따라 적법한 세금 납부를 약속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 부가가치세 모두 매출을 기준으로 징수하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규모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합리적 과세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업자도 자발적인 매출 공개 등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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