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아주IB투자, VC업종 '바닥 찾기' 멈출까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0.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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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장 VC업종 모두 현 주가가 공모가 하회…PER 22.5배 적용

'몸값' 낮춘 아주IB투자, VC업종 '바닥 찾기' 멈출까


내달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아주아이비투자가 악화된 공모 투자심리를 고려해 기업가치를 기존 예상치 대비 약 20% 낮게 책정했다. 아주아이비투자는 지난 8월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시가총액 3000억원 중반대 기업가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 증시에서 벤처캐피탈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몸값'을 낮췄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주아이비투자(아주IB투자)는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르면 내달 중으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대신증권이다.

아주IB투자는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업종 내 유사회사로 에이티넘인베스트, 큐캐피탈, 티에스인베스트먼트, 린드먼아시아를 선정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반영한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22.5배를 적용했다.



주당 평가가액 3219원에서 할인율 25.4~37.9%를 적용해 공모희망가 범위를 2000~2400원으로 책정했다. 공모희망가 적용시 아주IB투자의 공모규모는 488억~586억원, 공모희망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423억~2908억원이다.

올 상반기에 상장한 린드먼아시아(36배), SV인베스트먼트(32.2배)와 비교하면 PER 적용배수가 대폭 낮아졌다. 이는 앞서 상장한 VC업체들의 현재 주가 수준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4일 상장한 나우아이비캐피탈은 17일 종가 57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9거래일만에 주가가 공모가 8500원 대비 32.1% 하락했다. 나우아이비캐피탈은 당초 PER 26.5배를 적용 공모희망가를 9500~1만1000원으로 설정했지만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63.17 대 1을 기록해 공모가를 하단 밑인 8500원으로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한 번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상장한 린드먼아시아, SV인베스트먼트도 현 주가가 공모가를 각각 5.9%, 38% 밑돌고 있다.

아주IB투자의 경우 앞서 상장한 린드먼아시아(221억원), SV인베스트먼트(273억원), 나우아이비캐피탈(213억원)에 비해 공모규모가 약 2~3배에 달해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 흥행이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공모규모 500억원 이상으로 일반공모를 진행한 기업은 크리스에프앤씨(1195억원), 하나제약(1000억원) 등이 있지만 이들 기업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아주IB투자는 지난 상반기 기준 1조3700억원 규모 AUM(운용자산)을 내세워 기존 소규모 VC 상장사들과의 '선긋기'에 나섰다. 아주IB투자는 AUM 기준 스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이어 업계 4위 수준이다.

회사 측은 "연말까지 AUM 1조5000원으로 규모를 늘리고 코스닥 상장 이후 연간 미국 투자 규모를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주IB투자 상장 이후에도 연내 동일업종인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아주IB투자의 '할인' 전략이 통하지 않으면 한동안 VC업종의 '바닥 찾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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