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文 만나는 프란치스코 교황, '철 십자가' 맨 평화의 상징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10.17 16:06
글자크기

[the300][바티칸스토리]최초 남미 출신 교황…한반도 문제 관심 지대

【로마=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 2018.3.12.    【로마=AP/뉴시스】프란치스코 교황. 2018.3.12.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만날 예정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Jorge Mario Bergoglio)다. 1936년 12월1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렌스에서 출생했다. 최초의 남미 출신 교황이다.

축구의 나라 아르헨티나 출신 답게 어린 시절부터 'CA 산 로렌소 풋볼 클럽'의 열혈 팬이었다. 1958년 예수회에 입회하기 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나이트클럽의 경비원, 화학실험실 연구원 등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예수회 입회 후 1960년 정식으로 예수회 회원이 됐다. 1973년 예수회 아르헨티나 관구장이 돼 1979년까지 역임했다. 산미겔 신학교의 철학·신학대학원 교수로 활약했고 1997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의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다. 이듬해인 1998년 대주교로 승품됐다.

그의 명성은 이때부터 널리 알려지게 됐다. 새로운 본당들을 세우고, 대교구의 행정 조직을 재편했으며, 낙태 반대 운동을 지휘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슬럼가의 복음화에 힘을 기울여 슬럼가에 주둔하는 사제의 수를 배로 늘린 것으로 유명하다. 2000년에는 아르헨티나 가톨릭교회가 일명 '더러운 전쟁'으로 알려진 1970년 군사독재 시절에 자행한 죄에 대해 공개적으로 참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1년 추기경에 서임됐고, 2005년에는 아르헨티나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으로 선출됐다. 겸손한 성격, 보수적인 교리 해석, 사회정의에 대한 투신으로 유명세를 탔다. 특히 검소한 생활 방식이 그 명성을 드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작은 아파트에서 거주했고, 요리를 직접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2013년 3월13일에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교황 선출 직후 교황 전용 의자에 착석한 채로 추기경들의 축하 인사를 받지 않고, 일어서서 받았다고 한다. 바티칸 관례의 변화를 예고한 증표였다는 평가다. 순금 십자가 대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장 시절부터 착용한 철제 가슴 십자가를 착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황청에 대한 각종 개혁으로 유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평화에 대한 지대한 관심도 보여왔다. 특히 한반도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다. 2014년 방한 때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한다"고 해 한국인들에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한국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로서,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반도 평화 무드가 달아오르자 이같은 메시지는 더욱 빈번해졌다. 지난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진지한 여정을 달성하고자 하는 남북한 지도자들의 용기 있는 약속에 기도로 함께 동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사랑하는 한국인들에게 우정과 기도를 보낸다.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는 데 기여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는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교황청에서 마주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이번 예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입'에 전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이유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