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은 조선시대 살인사건 보고서 '검안'에 기록된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는 살인사건이 일어나면 조사관이 현장에 출동해 시신을 검시하고 관련자들을 취조한 뒤 상부에 보고했다. 이 신간은 검안을 통해 100여년 전 조선에서 일어난 살인사건과 수사과정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사람을 죽이고도 여우를 때려잡았다는 양반, 아이를 납치해 간을 빼먹은 나병 환자, 사위를 살해한 딸을 제 손으로 목 졸라 죽인 친정엄마 등 검안에 실린 불륜과 폭력, 살인 같은 사회적 일탈 행위 15건이 실렸다. 저자에 따르면 조선 시대 살인사건은 주로 강도나 절도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여성이 범죄의 주요 대상이 됐다.
또 검안의 역사적 가치에 주목해 당시 풍습과 문화상을 곁들여 소개했다. 책에 따르면 검안을 구성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인 검시 보고서 '시장'은 시체 상태를 매우 상세히 묘사, 당대 검시방법이나 법의학적 지식은 물론 의복 등 민중의 생활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 검안에 실린 취조기록 '공초'는 아전들이 모든 진술을 구어체 그대로 기록해 사료적 가치가 높다.
◇100년 전 살인사건=김 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400쪽/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