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영웅' 밀로쉬 "바흐부터 아리랑까지…음악의 힘 보여줄게요"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10.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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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이건음악회 초청 공연, 19~28일 전국 6개 도시 순회…기타 솔로·현악 앙상블 등 다양한 장르 곡 연주

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가 미니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이건그룹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가 미니 공연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이건그룹


클래식기타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악기 중 하나다. 그 다리를 대중들이 더욱 편하게, 즐겁게 건널 수 있게 만든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35)가 내한 공연을 한다. 그것도 전국 투어 콘서트로.

1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밀로쉬 카라다글리치는 "한 나라에서 전국을 돌면서 연주하는 것이 흔치 않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관객 앞에서 연주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밀로쉬 내한 공연은 제29회 이건음악회 초청으로 성사됐다.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전국 6개 도시 순회공연이다. 원래 2년 전 27회 음악회 당시 내한하기로 했었지만 갑작스런 팔 부상으로 예정됐던 공연을 취소해야만 했다. 부상을 극복하고 활동을 재개한 후 한국에 올 수 있게 돼 더 없이 기쁘다고 연신 강조했다.

밀로쉬는 현존하는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는 극찬을 받는 아티스트다. 인구 60만의 지중해 작은 나라 몬테네그로에서 태어나 8세에 처음 기타를 접했고 6개월만에 모든 주법을 섭렵힌 '천재'다. 9세 공식 무대 데뷔, 11세에 몬테네그로 콩쿠르 입상, 16세에 런던 영국왕립음악원 장학생으로 선발돼 4년 후 수석 졸업했다.



2011년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발매한 데뷔 앨범이 세계 클래식 앨범 차트를 석권했고, 그해 도이치 그라모폰지의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에 선정됐다. 영국 클래식 브릿 어워드 '올해의 아티스트상', 독일 에코 클래식 어워드 신인상 등도 받았다. 국내에는 지난 2011년 소프라노 조수미 데뷔 25주년 콘서트에 게스트 연주자로, 데뷔 앨범 발매 기념으로 가진 쇼케이스에서 가수 장재인과 함께 무대를 꾸며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이번 공연 주제는 '기타의 목소리'(The Voice of th Guitar)다. 정통 클래식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바흐'부터 스페인 음악을 대표하는 '호아킹 로드리고', 탱고의 황제 '아스트로 피아졸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비틀즈'의 음악 등 고전과 팝을 넘나드는 장르를 솔로, 앙상블 등 다채롭게 꾸민다.

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이건그룹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가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이건그룹
밀로쉬는 "기타는 고전음악을 편안하게 들려줄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악기이자, 모든 사람들을 아우르는 음악을 전달해줄 수 있는 매개체"라며 "모든 곡이 다 특별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편곡한 비틀즈의 '더 풀 온 더 힐'과 지중해 바다를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코윤바바'라는 곳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2년전 비틀즈 음악을 편곡한 앨범을 발매한 밀로쉬는 "비틀즈는 팝 음악 그 이상, 수십년 동안 사랑받는 팝 음악의 '클래식'"이라며 "150여년 전 슈만, 슈베르트 등 작곡가들 처럼 지금은 비틀즈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피날레는 '아리랑'이다. 이건음악회 측이 국내 음악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편곡 공모전을 진행했고, 밀로쉬가 직접 심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피영호(성신여대 교수) 등 최정상 연주가들로 구성된 현악 7중주와 밀로쉬의 기타, 우리 전통 선율이 어우러진 새로운 아리랑이 연주된다. 밀로쉬는 "한국에서 한국적인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외국 연주자들이 몬테네그로에 와 민속음악을 연주했을 때 좋았던 것처럼 나도 그런 감동을 고스란히 한국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밀로쉬는 어린시절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대중에게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내가 나고 자란 몬테네그로는 잦은 전쟁으로 정치·사회적으로 매우 불안한 시기를 보냈다"며 "그런 상황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던 것이 바로 '음악'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몬테네그로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의사나 변호사 등 다른 직업을 가졌을지도 모른다"며 "음악의 힘을 경험했고, 음악을 통해 많은 기회 얻었기에 그 시절 경험을 그 어떤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클래식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일반 대중 앞에서 연주할 때 가장 즐겁다는 그는 "젊은이들, 특히 청소년들이 음악을 많이 접하고 제가 느꼈던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며 "음악을 통해 이전까지는 몰랐던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문을 열 수 있는 굉장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년 전 부상은 아티스트로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데뷔 이후 6년간 순회공연, 음반 녹음 등 작업으로 쉴 새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며 "그때의 부상은 '내 몸을 돌봐야 할 때'라는 신호였고, 한 걸음 물러서 내 몸과 삶을 성찰하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고 말했다.이어 "부상을 극복하면서 음악과 삶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됐고 그런 것이 음악에 반영돼 관객과 더 많은 교감을 하고, 더욱 깊어진 연주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건음악회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그룹이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올해로 29회째 진행하고 있다. 해외 유명 아티스트나 국내에 미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같은 연주자들의 공연을 무료로 선보이고 있다. 공연 실황 CD는 기부 형태로 판매해 수익금을 유니세프에 기부한다.

이번 공연은 △19일 인천 부평 아트센터 해누리 극장을 시작으로 △20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4일 광주 5.18 기념문화센터 민주홀25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27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2회) △28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18일 오후 12시15분에 덕수궁 즉조당 앞에서 특별 공연을 가진다.

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와 협연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더블베이스 손창우, 바이올린 류경주, 바이올린 피영호, 기타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첼로 장하얀, 비올라 유리슬, 첼로 박노을./사진=배영윤 기자17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이건음악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타리스트 밀로쉬 카라다글리치와 협연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더블베이스 손창우, 바이올린 류경주, 바이올린 피영호, 기타 밀로쉬 카라다글리치, 첼로 장하얀, 비올라 유리슬, 첼로 박노을./사진=배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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