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 코드 관련 여건이 갖춰지기 이전이라도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통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지만 기금운용위원회 운영개선방안 통과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2003년부터 대한항공 항공기 장비와 기내 면세품 납품 과정에서 자신의 회사를 중개업체로 끼워 수수료를 챙겨 257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다. 또 조 회장이 재단 이사장인 인하대병원 인근에 차명 약국을 운영해 1522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7월30일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확정했다. 임원 선임과 해임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기업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영진에 대해 대화 외에는 마땅한 제재수단이 없다는 시민단체의 의견과 스튜어드십 코드의 실효성 문제를 고려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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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은 지난 6월 경영진 면담 이후 대한항공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행동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공단 안팎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겨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과시켰지만 이행 방안 등 제반 여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안이 시급한 경우 그 이전에라도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한 경우 시행이 가능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민연금 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용위원회 자체에 대한 운영 개선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금위에 차관급 대우의 상근위원 3명을 두고 별도의 소위원회 3개를 만들어 기금운용 관련 모든 안건을 검토해 보고토록 하는 등 대대적인 정비에 나서고 있다. 노동자 대표 위원 등 기존 일부 기금운용위원회 위원들의 반발이 거세 운영 개선방안 마련까지도 진통이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는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등 스튜어드십 코드 운영의 주체도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며 "도입을 하는 건 맞는데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세부적으로 불분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식 일부를 팔아 지분율을 낮췄다. 대한항공 지분율은 지난 3월말 12.45%에서 9월6일 기준 10.64%로 1.81%포인트 낮아졌다. 한진칼도 11.2%에서 8.35%(9월21일 기준)로 2.85%포인트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