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메시지다." 커뮤니케이션 학자 마셜 맥루한의 유명한 명언이 생각난 하루였다.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메시지의 의미와 내용을 바꿨다.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한 증인과 참고인들 그 자체로 '현실'이었다. 이는 결국 복지부의 정책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의원들 본인들의 입을 통해 나온 과도한 표현과 고압적 태도는 메시지의 본질자체도 변질시켰다.
조선업계 근로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한 윤소하 정의당 의원도 복지부의 기존 입장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윤 의원은 참고인을 통해 정부가 추진한 조선업종 4대보험 체납 유예 정책의 허점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4대보험료를 원천징수 당하고도 '체납자'로 내몰리는 현실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박 장관은 "어려워진 조선업 지원대책으로 시행한 제도가 이런 부작용을 낳고 있는지 몰랐다"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당초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구제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하루 여당간사로서 바쁜하루였다. 복지부 장관의 답변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고 야당의 정책 비판에 반박논리를 제시했다.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의 '항문알바' 발언 당시 끼어들면서 국감파행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아쉬웠다.
2시간동안 국감파행의 주원인을 제공한 김순례 의원은 피감기관장에게 PPT화면의 내용을 읽도록 시키고 "반항하지마라"고 말하는 등의 표현과 고압적 태도가 아쉬웠다. 동성간 성관계를 통해 에이즈 확산위험성이 큰 만큼 정부가 대책을 강구해달라는 질의 의도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