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히트원더' 생활가전, 새 먹거리 찾기 '고군분투'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8.10.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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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롬·레이캅·자이글·리큅 등 '단일 아이템' 급성장 후 부침...사업다각화 등 돌파구 마련 고심

'원히트원더' 생활가전, 새 먹거리 찾기 '고군분투'


#한때 '필수 혼수품'으로 각광받던 원액기 제조업체 휴롬은 최근 주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식음료 브랜드인 '휴롬 주스'를 출범하고 지난달부터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 휴롬이 주스 사업에 나선 것은 단일 아이템으로 반짝 성공한 후 퇴보하는 이른바 '원 히트 원더'(One Hite Wonder)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주스뿐 아니라 최근에는 차(茶) 전용 전기주전자 신제품을 내놓는 등 사업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휴롬 관계자는 "원액기 사업은 성능 개선과 1인 가구 소형제품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더불어 전기주전자와 주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성장동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롬, 레이캅코리아, 자이글 (7,150원 ▲50 +0.70%) 등 단일 아이템으로 '대박'을 쳤던 생활가전업체들이 후속 성장동력 찾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개의 혁신제품으로 사세를 키우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후속작 부재와 경쟁상품 출현 등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해당 업체들은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는 등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일각에선 무리한 사업확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롬은 원액기 성공 이후 긴 정체기를 거치며 실적이 크게 꺾였다. 지난해에는 적자 전환하면서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42.7% 감소한 929억원에 그쳤다. 매출이 정점을 찍었던 2015년 23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감했다. 국내외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원액기가 착즙기, 블렌더 등 경쟁상품에 시장을 뺏긴 결과다.

'침구살균청소기'로 급성장한 레이캅코리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본 시장에서 30초마다 1대씩 제품이 팔리면서 2014년 매출은 1824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침구청소 기능을 탑재한 청소기 등 경쟁상품이 등장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6% 감소한 278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8억원에서 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레이캅은 무선 방식, 온풍 살균 기능 등을 탑재한 신제품과 10만원대 보급형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경쟁력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김혜수 그릴'로 인기몰이를 했던 자이글과 국내 첫 식품건조기로 히트를 쳤던 리큅도 제때 후속작을 내놓지 못한 탓에 부진을 겪었다. 2015년 1000억원을 넘겼던 자이글의 매출은 지난해 825억원으로 줄었다. 16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도 6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7억원 적자까지 냈다. 리큅도 2014년 5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178억원으로 쪼그라들었고 급기야 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모두 생활가전 전반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다각화를 진행 중이다. 자이글은 그릴 제품 외에 믹서기, 공기청정기, 써큘레이터를 내놓았다. 자이글을 활용한 외식사업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리큅은 저소음 블렌더와 가정용 그릴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단일 제품군으로 크게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연구개발(R&D)을 통한 혁신성이 부족해 도태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매출 확대를 위한 사업다각화와 더불어 장기적인 성장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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