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를 필두로 벤처기업이 연이어 성과를 내면서 올해 벤처투자 회수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났다. 모태펀드를 마중물 삼아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창업벤처 육성정책이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생기업의 성장으로 이익이 실현되면 벤처투자에 더 많은 돈이 몰려 새로운 기업을 탄생시키고 일자리 확대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벤처투자 회수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8월 누적 회수액은 이미 지난해 연간 달성한 1조8000억을 넘어선 1조8577억원이다. 이전까지는 연간 최고 회수액은 2015년 기록한 2조원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투자규모가 늘어나면서 회수금액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며 "이미 지난해 회수액을 넘어선만큼 연간 최고액 달성이 무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요건은 현재 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요건이 되지 않더라도 미래가치가 있다면 상장을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시행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지만 주식매도청구권(풋백옵션)에 대한 주관사의 부담이 크다보니 시장의 움직임은 더뎠다. 이에 정부는 상장 주간사에 풋백옵션 부담을 면제해주고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조치를 취하는 등 활성화 루트를 마련했다.
물꼬가 트이자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특히 IPO 분야에선 바이오 기업이 강세다. 코넥스 대장주로 꼽히는 유전자 교정기술기업 툴젠은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연내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다. 바이오 기업의 성과도 뚜렷하다. 올해 회수금액 상위 10곳 중 8곳이 바이오 분야댜. 올릭스, 바이오리더스, 펩트론, 제넥신, 동구바이오제약, 아이진, 아이큐어, 디엔에이링크 등이 100억~45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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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회수금액은 △게임(328억→2770억원) △의료(168억→1208억원) △영상·공연(115억→931억원) △화학·소재(96억→450억원)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늘었다. 회수금액별로는 배틀그라운드를 흥행시킨 블루홀(2387억원),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894억원), 신약개발기업 올릭스(213억원) 등이 시장을 주도했다.
남은 관건은 벤처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다. 정부가 재원을 마련해 벤처투자의 마중물로 삼으려는 모태펀드 출자 등 정책 지원은 시장에서 판단하는 중요한 바로미터다. 또 기업이 성장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규제개혁을 얼마나 걷어내느냐도 중요한 가치판단으로 해석한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창업벤처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의 관심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시그널이 필요하다"며 "최소한 현 정부 내에서의 지속적인 지원이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