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3시간반 밀착회담→서울행…폼페이오 '정의용 웨이'

머니투데이 김성휘 ,최태범 기자 2018.10.0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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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방북 전후 韓中日 찾아 비핵화 & 상응조치 조율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한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전망이다. 2018.10.07.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대화를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한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나눌 전망이다. 2018.10.07.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7일 북한을 방문한 뒤 곧바로 서울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날 하루만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강경화 외교부장관을 잇따라 만났다. 당일치기 방북이었다. 8일엔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다. 그는 앞서 6일 일본에서 평양 방문 사전 정지작업 격으로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만났다.

이처럼 숨가쁜 아시아 순방은 '정의용 웨이'(way)와 흡사하다. 남북정상회담이나 평양 특사방문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메신저로 미국·중국 정상을 찾아간 동선 말이다. 폼페이오의 하루(7일)를 재구성했다.



김정은과 2시간 회담, 1시간30분 오찬= 이날 오전 전용기를 타고 일본 도쿄에서 출발한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에 도착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약 2시간 동안 회동했다. 이어진 오찬은 백화원 초대소에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번 오찬은 미 측에 사전 공지되지 않았다.
현장을 동행취재한 미 CBS 기자는 트위터에 “북미 관계자들 모두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식사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북측 관계자에게 오늘 오찬을 하는지 물었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오찬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어깨에 손을 올리는 등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김 위원장은 오찬장 복도에서 “좋은 회담을 가진 뒤 이제 함께 맛있게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고 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 불편하진 않았는지 물었고,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것이 좋았고 다시 한번 시간을 보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답했다.

오찬장에서는 김 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에 말했던 것처럼 오늘은 양국이 좋은 미래를 약속하는 아주 좋은 날”이라며 앞서 진행된 비핵화 협상에 북미간 의견진전이 이뤄졌음을 암시했다.

文대통령과 40분 靑 대화=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을 떠나 오후 5시 13분경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오후 5시 20분경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사진을 공개하며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사항들을 계속 진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 폐기 등 구체적인 조치들을 논의했을 것이란 추정을 낳았다.


이런 가운데 그는 청와대를 방문, 오후 6시56분부터 약 40분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청와대의 주요 참모들이 배석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 등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빠른 시일 내 갖되 그 시기·장소는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북 결과에 대해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에게 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 메시지도 밝혔다. 상황이 여기까지 진전되는 데 문 대통령과 한국의 노력이 컸음을 미국이 인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과 앞으로 곧 있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에 되돌아갈 수 없는 결정적인 진전을 만들어 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과 1시간 만찬= 폼페이오 장관은 청와대를 나와 서울 모처에서 강경화 장관과 오후 8시부터 만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배석자 없이 1대 1 업무만찬 형식으로, 1시간을 조금 넘겨 9시 20여분께 마무리됐다.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이번 방북의 상세 결과를 듣고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은 북한 비핵화 관련 앞으로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처럼 평양 방문 앞뒤로 한반도 주변국을 순회, 이해당사국과 공감대(컨센서스)를 만드는 행보를 보였다. 긴 하루를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베이징에 방북결과를 설명하고 공조를 이끌어내는 숙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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