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문재인 비핵화 로드맵…"평화의 지름길은 종전선언"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 , 최경민 기자 2018.10.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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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평화포럼](종합)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홍익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뉴시스 특별취재단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홍익표(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이 손을 맞잡고 있다./사진=뉴시스 특별취재단


남북미 손잡고 '비핵화 지름길은 종전선언'
[뉴욕평화포럼]①종전선언 뜻 모아…태형철 "가장 효과적", 홍익표 "가장 우선적"

'평화로 가는 지름길은 종전선언'



남북, 북미의 키워드가 ‘핵’에서 ‘종전선언’으로 이동했다. 남과 북, 미‧중‧일‧러 한반도 전문가들은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에 한목소리를 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 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서다.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은 리기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대독한 기조연설문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체결은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를 보장하는 가장 효과적인 신뢰 구축 조치이자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 총장은 “6·12 북미 정상회담 후 양국 간에 비교적 안정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적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종전선언을 선포하고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것이 법적, 제도적 메커니즘을 제공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며 "이는 조선반도 비핵화에 있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태 총장은 "조선반도의 핵 문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위태로운 상황은 모두 불신과 대립을 야기하는 북미간의 적대 관계에 기인한다"며 "미국이 조선반도, 동아시아 지역, 그리고 나머지 국가들에서 진정한 평화와 안보를 원한다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에 서명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영국, 프랑스, 이스라엘의 핵을 위협으로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은 적대 관계에 있고 양국은 엄밀히 말해 전쟁 상태에 있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한과 미국간의 적대적인 관계를 없애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측 기조연설자로 나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종전선언에 메시지의 힘을 줬다. 홍 의원은 "종전선언은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첫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는 북의 더 대담하고 속도있는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는데 있어 가장 우선적인 것이 종전선언과 함께 지난 65년간 지속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것"이라며 "북측의 용기있는 선택, 국제사회의 여건 마련 등이 필요하다. 국제사회는 북측과 합의를 존중하고 그 합의에 따른 관계 정상화와 경제협력 확대 등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가능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걸 미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상응조치에 대한 미국의 구체적인 제안과 함께 '주고받는 외교'(diplomatic give-and-take)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종식과 함께 화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내놓으면, 그에 맞게 미국이 북측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해주는 게 빠른 평화 정착의 길이라는 의미다. 시걸 국장은 "'올 테이크 노 기브'(All take, No give)로는 북한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9~30일 이틀간 뉴욕 콜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이 미디어 후원사로 참여했다. 남북미중일러 6개국의 정치인, 학자, 기업가, 종교인, 문화예술인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2018 글로벌 평화 포럼 개막…"남북 손잡으면 평화 이룰 수 있어"
[뉴욕평화포럼]②

'2018 국제 평화 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의 막이 올랐다.

남·북·미·중·일·러 6개국 정치인·학자·기업가·종교인·문화예술인 등 120여명이 참여하는 이번 포럼은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후원으로 29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열린다. 각국에서 온 연사들은 이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에 대해 공감대를 나누고, 남북과 주변국의 협력 등에 대해 강조했다.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는 축사에서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한 연설에서 한반도를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이에 대해 열렬한 박수를 보내줬다. 대단히 감동적이고, 희망적인 장면이었다"고 운을 뗐다.

박 대표는 "지속적인 남북의 화해와 협력,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만들어가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며 "남과 북이 손을 잡고, 주변국들의 협력을 이끌어낸다면 우리는 그 목표를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짐 윙클러(Jim winkler) 미국 그리스도교협의회(NCCC) 회장 겸 2018 글로벌 평화 포럼 조직위원회 공동의장은 "미국의 정책입안자들 사이에서도 통일을 위한 평화적인 공존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며 "(그동안)오해가 있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는 것을 지원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윙클러 회장은 "앞으로 이 기로를 나가는 게 평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럼에도 현 상황을 분석을 해서 다시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즈마리 디카를로(Rosemary A DiCarlo)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은 "유엔사무처는 유엔 체제가 지속가능한 평화와 안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 등을 가져올 수 있는 당사국의 노력이 어떻게 연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왔다"고 밝혔다. 디카를로 사무차장은 "모든 당사국들의 열린 대화를 믿고 있다"며 "우리의 가치와 원칙은 국제법에 따라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 이사장은 "유엔을 통해서 의논이 되고 있지만 평화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 계속해서 노력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평화를 향한 갈망이 있는 만큼, 이러한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한국측에서 홍익표·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용욱 서울대 교수, 이정철 숭실평화연구원 원장 등, 미국측에서 피터 프루브 WCC 국제협력국 국장,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등, 중국측에서는 리시광 칭화대 교수, 시옹 레이 인민대 초빙교수, 러시아 측에서 알렉산더 일리체프 UN안보리 정무조정관, 일본 측에서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 등 30여명 전문가가 참여한다.

북측은 리기호 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가 참석해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교 총장의 논문을 대독했다.

뉴욕에서 '비핵화-종전 빅딜' 외친 北
[뉴욕평화포럼]③태영호-리용호 한 입으로 "北 일방적 핵무장 해제 안 돼"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이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의 기조연설을 대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이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의 기조연설을 대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비핵화-종전 선언’은 한묶음이 됐다. ‘종전 선언’은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대국민 보고를 하면서 ‘종전 선언’관련 강의에 가까운 설명까지 했다.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며 한미동맹, 주한미군과 무관하다는 게 골자다.

평화 협정으로 가는 첫 단계로 시각 조정을 해서 북미간 간격을 좁히자는 구상이 깔려 있다. 비핵화가 미국의 아젠다라면 ‘종전 선언’은 북한의 과제다. 북미 관계 정상화, 체제 보장 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2018 국제 평화 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이 보낸 기조연설문엔 북한의 이 구상이 그대로 담겼다. 결국 비핵화와 종전선언·평화체제의 '빅딜' 촉구다.

태 총장은 우선 북측의 핵보유가 방어적인 목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핵은 우리 공화국이 주권, 개발권,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만든 것” “전쟁이라는 참사를 막기 위한 가장 신뢰할 만한 방법” 등의 논리다.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공화국이 일방적으로 핵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핵 개발을 포기했다가 몰락했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리비아 사례'도 거론하며 "우리의 일방적인 핵 포기는 미국의 (북에 대한) 핵 위협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미국의 핵 위협이 '0'으로 줄어들어야 핵을 소유할 필요가 없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 뉴욕,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유엔본부에서 일반토의 연설을 갖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며 "비핵화 의지는 확고부동하지만,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충분한 신뢰감을 갖게 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고위급 인사들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뉴욕에서 미국 측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북측이 요구하는 상응조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이어지는 체제보장 프로세스다. 미군철수와 같은 직접적인 방법을 거론하는 게 아니고,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해 상호간 위협을 제거하자는 의도다. 미국의 관계정상화 보장과 북측의 비핵화 조치를 동시에 바꾸자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일방적으로 요구만 하지 말고, 북측이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요건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태 총장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서 미국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정치, 심리적 요인을 제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며 "북미관계의 정상화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미관계도 조선반도 비핵화 협정의 성공적인 이행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며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북미간 비정상적인 적대관계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핵’보다 ‘적대관계’가 문제라는 논리를 강조하기 위해 핵을 가진 이스라엘이 미국에 위협이 안 되는 현실도 예로 들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추진은 관계개선을 법적, 제도적으로 보장을 한다는 점에서 북측이 원하고 있는 것이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향후 비핵화 협상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6·25 전쟁의 휴전 상황을 끝내고, 궁극적인 평화체제까지 달성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 미국이 원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혹은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이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측은 이런 '빅딜'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발전도 달성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하고 있다. 북측은 최근 방북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IMF(국제통화기금), WB(세계은행)에 가입할 수 있다"고 했었다. 비핵화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경제적 체제보장도 노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태 총장은 "조선반도의 핵 문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위태로은 상황은 모두 불신과 대립을 야기하는 북미간 적대 관계에 기인한다"며 "조선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고,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 적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北 김성 참석…"美 보수 큰 난관, 낙관 어려워"
[뉴욕평화포럼]④"판문점선언 실행 위해서는 이런 행사 통해 뜻 정확히 밝혀야"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홍정호(오른쪽 두번째부터) 머니투데이 미디어 총괄사장,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홍정호(오른쪽 두번째부터) 머니투데이 미디어 총괄사장,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북미간 비핵화 협상에 대해 " 낙관하기 쉽지 않다"며 "미국의 보수가 큰 난관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진행된 '2018 국제 평화 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 만찬에서 "쉽게 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 대사는 "판문점선언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행사를 통해서 자기들의 뜻을 정확하게 밝혀야 된다"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대사는 북한의 대미 협상 창구인 '뉴욕 채널'을 맡고 있는 인사다. 이달 중순쯤 공식 부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4년 동안의 '뉴욕 채널' 활동을 마치고 북한으로 귀국한 자성남 전 대사의 후임이다.

김 대사는 평양국제관계대학을 졸업했다. 외무성에서 활동을 해왔고 유엔 북한대표부에서 참사관 등으로 근무했었다.

그는 "2012~2015년 사이에 (유엔 북한대표부에서) 근무했다. 그때는 인권문제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기자들에게 "일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유엔 일반토의 연설을 두고 '할 말은 했다고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핵무장을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었다.

뉴욕특별취재단, 최경민 기자

성황리에 첫날 종료…北 김성 '뜻밖의 스타'
[뉴욕평화포럼]⑤'아리랑', '다시 또 만납시다' 부르며 앞날 기약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만찬행사에서 김성 북한 유엔대표부 대사가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 행사를 마무리하는 만찬 자리. 남·북·미·중·일·러 등 6개국 정치인·학자·기업가·종교인·문화 예술인 등 120여명이 묻고 답하고 웃으며 저녁을 보냈다. .

만찬 자리 뜻밖의 스타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였다. 김 대사는 포럼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늦은 시간 컬럼비아 대학교를 찾았다. 김 대삭 만찬장에 나타나자 참석자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가 사진촬영을 요청하는 풍경이 연출됐다. 남북, 북미간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풀이된다.

김 대사는 식사 전과 후에도 환하게 웃으며 참석자들과 사진을 찍었다. 김 대사는 '유엔에서 실무자로 있을 때와 달리 책임자로 느낌이 다르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응당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회에서는 김 대사 일행과 참석자들을 위한 가야금 퓨전 공연 등이 진행됐다. 공연이 끝나자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가야금 공연에 답례 성격으로 리기호 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관의 즉석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리 참사관은 '나는 영원히 그대의 아들'이라는 제목의 북측 노래를 불렀다.

포럼에서 각국의 참석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며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지만 연회에서 만큼은 '하나된 모습'을 보였다. 한 북측 관계자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에선 김 대사와 리기호 참사관 외에 리성철 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관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리기호 참사관은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교 총장의 기조연설문을 대독했다.

이와 함께 이날 포럼에서 한국측에서는 홍익표·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용욱 서울대 교수, 이정철 숭실평화연구원 원장 등이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을 주제로 기조연설과 발표를 했다.

미국측에서는 피터 프루브 WCC 국제협력국 국장,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대 교수 등이 참석해 6·25전쟁 이후 한반도와 UN 대북제재 등에 대해 토론했다.

리시광 칭화대 교수, 시옹 레이 인민대 초빙교수 등 중국 측 전문가들은 북중관계 등에 대해 연설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더 일리체프 UN안보리 정무조정관이 참석해 통일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외에도 일본 측에서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 등 30여명 전문가가 참여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전문적 방안들을 함께 나눴다.

외신들도 이날 행사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미국 TBS, 일본의 닛폰 TV(Nippon Television Network Corporation) 등도 포럼의 다양한 참석자들을 인터뷰하는 등 취재에 나섰다.

참석자들은 '아리랑'과 북한 노래 '다시 또 만납시다' 노래를 배경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다시 또 만납시다'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을 한 후 경기장을 떠날 때 나온 노래다.

"'평양선언', 양국 정상의 영구적 평화 추구 의지"
[뉴욕평화포럼]⑥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최근 남북의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다양한 평가를 내놓으며 남북은 물론 북미의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서 스티븐 노에르퍼 컬럼비아대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평양에서의 '9월 선언'에 입각해 좀 더 의미와 비중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에르퍼 교수는 "평양선언은 양국 정상이 영구적인 평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제로 평화를 갈망하고 있고, 종전을 원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남북의 두 지도자들은 (남북 관계에 있어) 진도를 보이고 있다"며 "6월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과 24시간이 넘도록 (함께한) 정상회담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보여졌다"고 말했다.

노에르퍼 교수는 "더군다나 (양국 정상의) 소통은 평양 선언 이후 굉장히 중요한 레벨의 의사소통이 될 것"이라며 "개성에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비핵화를 구축하는 조치 등은 한반도 대립을 완화시키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북한에서는 체제 보장을 원하고 있는데 (미국과 좁혀야 할 부분 등 때문에) 정상회담이 더 이뤄져야 된다"며 "(정상들이 대화하는) 과정을 갖도록 지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런 과정이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지속적인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찰스 암스트롱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시작된 남북의 해빙된 분위기를 '극적인 이벤트'로 규정하면서 '9월 선언'이 남측의 전례없는 포용 정책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암스트롱 교수는 "한반도는 몇달에 걸쳐서 남북 관계의 진도가 굉장히 극적인 이벤트였다"며 "극적인 (이) 이벤트는 굉장히 장기간(에 들어가야 할) 과정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미북 관계가 평화를 향해 굉장히 전환되고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포용 정책을 가지고 북한과 전례없는 대화를 했다"며 "북한 사람들은 남한과의 관계와 미국과 (진전된) 상황에 대해 칭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트롱 교수는 "비핵화나 경제적 개발은 장기적 관점이고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통일은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인 문제는 대립(에 놓여있는) 상황이고 한반도가 전쟁이 정지된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밑받침 되고 있고, (종전선언)이 최종 목표라기보다 (그 과정으로 향하는) 굳건한 헌신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와 관련 언급도 나왔다. 더그 호스테터 MCC(Mennonite Central Committee) UN 대표는 북한에서 41%의 사람들이 영양실조와 불안함에 살고 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종전이 되면 제재 등을 할 필요없이 영양실조에 걸려있는 아이들을 도울 수 있고 인권관련 단체들이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스테터 대표는 "제재 자체를 제재로만 보기보다 제재를 함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위해 제재(조치를) 행하는 가에 초점을 맞춘다면 좀 더 이해하는데 좋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北도 같은 마음 "우리도 다도해-한라산 가고파"
[뉴욕평화포럼]⑦우리측 기자들, 北 참사관들 이야기꽃..화기애애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성철(왼쪽부터)·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이재정·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특별취재단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성철(왼쪽부터)·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이재정·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특별취재단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리도 다도해도 가보고, 제주 한라산도 가보고 하고 싶죠."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진행된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참석한 리기호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은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측 기자들이 "언젠가는 꼭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하자 내놓은 답이다.

리기호 참사관은 이날 포럼의 시작부터 리성철 유엔 북한대표부 참사관과 함께 자리를 지켰었다. 리기호 참사관은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의 기조연설문을 대독했다. 만찬에는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포럼장에 함께 했다.

리기호·리성철 참사관은 이날 오전 이번 행사에 미디어 후원사로 참여한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소속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곧 분위기가 풀리며 화기애애한 대화가 오갔다.

특히 최근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보여준 명장면 얘기가 나오자 보다 친근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측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이 강렬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에 리기호 참사관은 "(문 대통령이) 유명한 말을 하셨다. 우리 민족은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갈라져서 살았다'고 했다"며 "우리 모두 다 한 동포고, 한 가족"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리기호 참사관은 "이번 평양 수뇌 상봉에서 첫째가(가장 감동적이었던 게) 백두산 천지에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가 문재인 대통령하고 손을 들어올린 것"이라며 "백두산은 (우리 민족) 조상의 산이다.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두 수뇌부가 손을 잡았다"고 평했다.

백두산을 몇 차례 방문해봤다는 리기호 참사관은 밝은 표정 속에 "숨김이 없는 감격스러운 장면이었다. 자연도 조화를 부려서 우리 민족의 번영과 통일에 대해 축복하지 않았나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성철 참사관도 입을 열었다. 그는 "원래 9월의 백두산이 그런 좋은 날씨가 아니다. 15분 마다 한 번씩 날씨가 달라진다"며 "그런데 어떻게 올라갈 때부터 내려올 때까지 (좋은 날씨가) 딱 고정돼 있더라"고 말했다.

우리측 기자가 '북한'이라고 언급을 하자 농담을 섞어 '북측'과 '남측'으로 호칭을 하자고 정리를 했다. 리성철 참사관은 "문 대통령께서도 평양에 가셔서 '북측'이라고 했다"며 "불가피하게 (남북이) 갈라져서 이렇게 가고 있는데, 이걸 서로 다른 나라처럼 부르면 앞으로도 문제"라고 했다.

남과 북의 사람들은 뉴욕에서 이렇게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70년의 세월이 만든 작은 차이는 있었지만, 언어도 생각하는 것도 같았다. 북측 인사들은 백두산으로 기자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그렇게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리성철 참사관은 "판문점, 싱가포르에 이어 9.19 평양공동선언도 나왔고, 이제 또 큰 일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반도 종전선언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평화체제 온다"
[뉴욕평화포럼]⑧"남북 이렇게 만나야 한다" 민관 차원에서 확인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성철·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이재정·홍악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특별취재단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서 리성철·리기호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 이재정·홍악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특별취재단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깜짝 정상회담'을 한 이후 한 말이다.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남북이 격식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는 의미였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그룹 후원으로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29~30일(현지시간)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은 남북 정상간 뿐 아니라 민관 사이에도 '이렇게' 만나는게 가능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자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이 자리서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과 인터뷰에서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는 우리 문제다. 우리가 좀 더 주도적 입장을 가지고 가야 된다는 게 핵심"이라며 "새로운 대안들을 적극 제시하면서 미-북(협상)을 견인해 가는 역할까지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의 경우 사실상 남북간 종전선언 합의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남북간의 종전선언을 미국까지 넓히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 특히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이 갖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 △북측의 비핵화 약속 불이행이라는 우려를 해소해줘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대로 '낮은 수준의 정치적 선언'이니 북한의 초기 비핵화 조치와 '빅딜'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포럼을 찾은 북측 인사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이 보낸 기조연설문에 따르면 북측은 미국과 적대정책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태 총장은 "북미관계의 정상화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북측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스텝을 밟지 않고서는 미국 입장에서 종전선언을 진행할 수가 없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하다면 다음 북미 간 회담에서 종전선언에 서명하는 결과를 가져오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걸 국장은 중국이 배제된 3자 테이블이 우선하는 것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북측은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서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도 북측에 '미국과 직접 얘기를 하라'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종전선언 후 평화협정체결에 중국이 참여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시옹 레이 인민대 초빙교수는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에서 평화를 추구하는 게 중국의 입장"이라며 "중국이 평화조약을 위해 활발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6·25 전쟁 당사국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다음 단계는 '경제적 평화체제'다.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평화를 공고히 하기 위한 취지다. 일본과 러시아의 역할론은 이 단계에서 나왔다.

일본의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는 "종전선언에서 한국, 북한, 미국 3자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일본은 당사자가 아니다"며 "궁극적으로는 과거 식민지 역사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에게 경제 협력을 일본이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더 일리체프 UN안보리 정무조정관은 문 대통령의 남북러 철도·가스관 구상과 관련해 "나는 이것을 평화의 파이프(Peace pipe)라인이라 부른다"며 "러시아의 미래는 극동아시아에 있다고"고 말했다.

'3자(종전선언)→4자(평화협정)→6자(경제)'로 이어지는 로드맵은 문재인 대통령의 구상이기도 하다. 시걸 교수는 "문 대통령이 문제해결 접근의 시작 방향을 정확하게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일리체프 조정관은 "문 대통령 없이는 이런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격의없는 민·관소통, "남북 이렇더 더 자주 만나자"
[뉴욕평화포럼]⑨서로에 대해 배워가야" 한목소리, 언론교류 활성화 등 제안도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2018 국제 평화포럼 :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모인 남·북·미·중·일·러의 인사들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한 ‘동북아 평화 프로세스’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 프로세스는 평화로 가는 계단에 가깝다. 남·북·미 3자 테이블을 기초로 선언적 의미의 종전을 재빨리 도출하고 중국까지 포함한 평화조약을 체결한 후, 러시아와 일본도 함께 경제적 평화체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번 포럼에는 시작부터 유엔 북한대표부의 리기호·리성철 참사관이 참석했다. 두 사람은 머니투데이미디어 기자들,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이재정 의원 등 우리측 인사들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눴다. 포럼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남측 인사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최근 공식 부임한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2018 국제 평화포럼'을 통해 사실상 현지 외교 데뷔전을 치렀다. 김 대사의 참석을 계기로, 남북 인사들 모두가 더 반갑게 손을 마주잡을 수 있었다. 김 대사는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위해서는 이런 행사를 통해 뜻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태형철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고등교육상도 평양에서 기조연설문을 보내며 향후 평화체제 로드맵에 대한 북측의 구상을 공개했다.

남북의 인사들은 첫 인사를 나누자 마자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성 대사는 활짝 웃으며 남측 인사들과 와인잔을 부딪히고 사진 촬영을 했다. 리기호 참사관은 수차례 머니투데이미디어 기자들이 앉아있는 자리로 와 “고생하신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향후 관계개선을 위해 남북이 서로에 대해 더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자리이기도 했다. 우리측 기자가 ‘북한’이라고 하자 리성철 참사관이 ‘남측과 북측’이라고 말한 것은 작은 예였다.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소감도 차이가 났다. 남측 인사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능라도 연설’을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반면 북측 인사들은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장면이라고 했다.

남측 인사들이 능라도 연설을 언급하자 북측 인사들은 “그렇습네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 기자가 “문 대통령의 육성을 통해 평양의 주민들이 직접 메시지를 들었지 않나”라고 하자, 리기호 참사관은 즉각 “직접 연설을 안 해도 다 전달이 되지요”라며 “언론에서 자꾸 (북측이 뉴스를) 가공하는 것처럼 한다”고 했다. 남북이 서로의 체제와 사정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서로를 잘 알기 위해 대안으로 거론된 것은 남북 언론교류의 활성화였다. 홍익표 의원은 “북측 노동신문 등과 우리 기자들이 대화도 할 수 있게 하고 하면 좋을 듯 하다”며 “남북이 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다방면에 교류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런게 좀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리기호 참사관은 “언론사가 여론을 주도하시는 분들인데, 이런 평화와 번영 (분위기)에 도움이 되도록 좋게 기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남북이 이렇게 더 자주 만나자”였다. 그래야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고, 보다 격의없이 어깨동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남측 인사들은 “서울로 오시면 꼭 연락하시라”고, 북측 인사들은 “백두산으로 오시라”며 다시 만날 날을 기약했다.

시걸 "북핵, 결국 美가 하는것…文대통령 정확"
[뉴욕평화포럼]⑩"협상, 맞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이 비핵화 협상에 만족을 못해서 등을 돌리게 되면, 더이상 남북 간에 단독으로 대화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결국 미국과 연관을 시켜야 한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참석한 레온 시걸 미국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과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그것은 전체적인 상황을 다 보지는 못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이 결국 성공하지 못했던 지점이 바로 미국 변수에 있다고 시걸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전날 포럼 기조연설에서 북미 간 "주고받는 외교(diplomatic give-and-take)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던 바 있다.

시걸 국장은 "미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북이 원하는 것 만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가오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도출을 위해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없이는 협상을 또 다시 깰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 8월 북미간 협상이 경색된 계기가 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방북 무산과 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 변수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절대로 그렇지 않다(absolutely not)"고 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을 취소한 이유는, 미국 측이 전달한 이런저런 의사에 대해 북측이 구체적으로 응답하는 제안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상태에서 굳이 성공적이지 못한 회담을 하지 않기 위해 취소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3자 테이블을 우선시 하며 북미 사이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것에 대해 호평했다. 처음부터 판을 잘 짠 협상이었다는 의미다.

시걸 국장은 "문 대통령은 문제해결 접근에 있어서 시작 방향을 정확하게 잡았다"며 "문 대통령 자신도 북측이 핵을 포기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를 정확히 알고 접근을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이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접근을 해서, 알아내야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부시·오바마 정부와는 다른 방향의 대북정책을 펼 것이라는 점을 매우 분명하고 강력하게 표시를 했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햄버거를 먹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그것 자체를 북한이 이미 이해를 하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도 이를 관찰하고 이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시걸 국장은 북핵 협상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맞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인내심을 가지시라"며 "평화라는 것 자체는 비핵화와 함께 진행돼야 한다. 그게 없이는 이뤄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옹 "中, 한반도에 미국보다 더 좋은 배후"
[뉴욕평화포럼]⑪ "중국의 입장은 한반도의 평화를 진척시키는 것"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시옹 레이 중국 인민대학교 초빙교수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시옹 레이 중국 인민대학교 초빙교수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은 미국과 함께 주요 축이다. 정전 협정 당사자이기도 하다. 최근 무역 분쟁 등 미중간 갈등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다. 자칫 미중간 갈등이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미라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지만 중국의 신중론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속내는 어떠할까.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서 만난 시옹 레이 중국 인민대학교 초빙교수는 "중국의 입장은 동북아시아와 한반도의 평화를 진척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옹 레이 교수는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중국이 더 좋은 배후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이 트러블 메이커(문제를 일으키는 국가)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종전선언과 관련 "중국은 (남북미를) 지원할 것"이라며 "평화협정을 가지고 이제는 전쟁을 종전을 해야 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게 예상된다"며 "북미 정상회담 전후나 서울을 답방하기 전후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시옹 레이 교수는 중국이 전과 달리 한반도 문제에서 신중한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지난 9·9절(북한의 정권수립일) 방북을 취소하고 리잔수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을 대신 보내기도 했다.

그는 "시 주석도 (조만간) 북한을 방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중국이 북한에) 요구할만한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중관계에 대해서도 우위를 논하기보다는 "(양측이) 견해라든가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 문제와 관련 “중국의 염려도 있고 미국의 압력도 있는 등 (과거에는) 혼동이 됐는데 지금은 정상화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에 대해선 "제재라는 것 자체가 어떤 경우에도 비인륜적이라 생각한다"며 "제재를 가하는 것은, 그 의미는 정권의 붕괴를 유인하는 것인데 정권이 붕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북한에서 핵무기를 해체한다고 발표한 시점"이라며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야 되는 게 쟁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간의 갈등이 한반도 문제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했다. 시옹 레이 교수는 "무역마찰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일이고 어떤 때는 강도가 심해지고 어떤 때는 낮아지는 것뿐이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최근 남중국해에서의 고조되는 미중 갈등에 대해서도 "지역적으로 굉장히 멀다고 생각한다"며 미중 간의 문제를 한반도 문제와 결부시키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뉴욕특별취재단, 최경민 기자

나카토 "日, 북한과 경협으로 기여해야"
[뉴욕평화포럼]⑫"北도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에 대해 관심 있다고 보여져"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남북, 북미간 발빠른 움직임 속 초조한 곳이 일본이다. '재팬 패싱'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북핵의 위협을 가장 느끼는 일본이지만 실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북미간 협상에서도 역할을 찾기 힘들다. ‘종전 선언’이나 ‘평화 협정’관련 당사자가 아닌 탓이다. 다만 북일 관계 개선 등은 아베 정권이 손을 놓을 수 없는 주제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참석한 나카토 사치오 리츠메이칸대 교수는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특별취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일본은 당사자가 아니기에 "역할이 없다"고 신중론을 폈다.

나카토 교수는 종전선언으로 향하는 국면에서 일본이 역할을 찾기 보다 북한과 역사 문제를 해결하고 국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한반도 식민지와 역사적으로 직접 얽혀있다”며 "남과 북이 관계 개선을 시도할 때 일본은 그것을 도와줘야 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이를 위해 북한과 경제 협력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나카토 교수는 "일본과 북한은 궁극적으로 식민지 역사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 협력을 통해 일본이 북한에게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1965년 한국과 일본이 국교정상화를 했을 당시 한국에게 경제 협력을 했던 것처럼 북한에 비슷한 수준의 협력을 통해 경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이 북한에게도 전후 식민지배에 대한 청구권 자금의 개념처럼, 북한이 경제 재건을 위한 '종잣돈'의 형태로 경제 협력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북한에서 아베 정권을 향해 비난 수위를 높이는 데 대해선 "일본 정부가 납치 문제를 가지고 북한에 대해 욕만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북한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식민지 등 (역사) 문제 해결과 국교 정상화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다루지 않고 납치 문제에만 집중하니 (북한이) 그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며 (일본을 향해) 비판하는 것"이라며 "북한도 사실은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선언'의 시점과 관련해선 "미국과 한국, 북한, 중국을 포함해 4개 나라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 같다"며 "특히 한국, 북한, 미국 등 3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카토 교수는 북일정상회담에 대해선 "아베 수상이 세번째 연임을 다음 달부터 하게 된다. 마지막이 될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9월 평양공동선언'과 관련해선 "남과 북이 본격적으로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문제를 해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하고, 평양과 워싱턴을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아베 수상도 문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다"고 평했다.

일리체프 "남북러 가스관, 평화의 파이프"
[뉴욕평화포럼]⑬"동아시아철도공동체, 실행되면 모든 지역 승리할 수 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알렉산더 일리체프(Alexander Illichev) 전 UN안보리 정무조정관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알렉산더 일리체프(Alexander Illichev) 전 UN안보리 정무조정관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8년은 모든 면에서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서 알렉산더 일리체프(Alexander Illichev) UN안보리 정무조정관은 올해 남북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외교부에서 20년을 근무한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유엔 아시아 태평양국 정치 담당위원, 동북아 자문관 등을 역임하며 주로 극동 아시아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베테랑 외교관 출신이다.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여전히) 회의적인 사람이 많지만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고, 두 번째 북미회담이 11월에 아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이 되기 전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이 서울에 가면 2018년에 모든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1년 전만 해도 전세계가 한반도를 숨 죽이고 바라봤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 세 명의 지도자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통해 상황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밝혔다.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러시아의 미래도 극동아시아에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 신한반도 경제지도 구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도 맥을 같이 한다.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 구상에 대해선 "20년 전에도 작업을 했던 아이디어들이었지만 (당시에는)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나는 이것을 평화의 파이프(Peace pipe) 라인이라고 부른다. 이런 게 되려면 모든 것이 다 같이 이뤄져야 하는데 2018년에 와서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며 "실행이 된다면 모든 지역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미가 이 추세의 새로운 당사자라고 생각하고, 3각 관계에서 모든 면이 지원이 강화되고, 같은 목표를 공유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서로 다른 부분이 있겠지만 그전보다 훨씬 연결성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이런 과정의 안전성에, 3각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이 과정과 함께 진행될 북한의 비핵화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현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북한은 간단하게 핵무기를 포기 않을 것"이라면서도 "남북한은 그동안 교훈을 배웠고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기회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리체프 정무조정관은 "우리는 믿는 사람이 돼야 한다. 어떤 것은 처음에 증명 못하는 일들이 있다"며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력을 가한다면 절대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옵션들 때문에 한반도가 거의 전쟁에 가까이 갔다. 이런 강제적은 옵션은 한반도에는 이제 효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이 됐다"며 "지금, 현재하고 있는 접근 방법이 실제 기회가 될 것"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서로가 통일의 과정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남북한이 상호 교류가 될 때, 그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韓, 종전선언 촉진제·촉매제 역할해야"

[뉴욕평화포럼]⑭"한반도 평화, 주변 국가들에게 이익 된다는 점 이해시켜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 GPFK)'에 참석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전선언을 위한 북미대화에서 우리 정부는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새로운 대안들을 제시하면서 미국과 북한을 '동시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열린 '2018 국제 평화포럼'(2018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참석한 홍 의원은 30일(현지시간)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특별취재단과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의 속도가 우리 생각보다 빠르진 않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이어 한미정상회담을 하며 북미관계가 다시 숨통이 트였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 입장에선 북미대화의 속도를 가급적 높이고 (북미가) 종전선언을 논의하며 포괄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도록 촉진제·촉매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의 장점은 북미대화와 남북대화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양쪽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북미는 기본적으로 여전히 (서로에게) 오해와 불신이 있기에 이를 해소하는 역할을 문 대통령이 해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종전선언'을 놓고 각국의 이해관계가 각각 다른데 대해선 "한반도의 평화나 비핵화가 단순히 남북관계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주변 국가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국제사회 쪽에 이해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전쟁하지 않음으로 인해 유럽의 번영이 온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동북아지역 제2의 평화협력이고 제2의 경제적 도약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설득해 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9월 평양선언' 이후 달라진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 "시기를 한정 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가급적 빠르면 좋겠지만 시기에 조급해서 무리하게 할 순 없다"며 "유관국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추진해야 하기에 우리 스스로 시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방미·방북하는 등 의원외교에 나서는 것에 대해선 "정부가 북한과 관련한 외교를 하는데 힘을 보태주는 것은 정치권의 몫"이라며 "국회 차원의 교류협력을 활성화 할 것 같고 남북 대화를 지원할 수 있는 법제도에 대해 국회가 적극 정비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홍 의원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UN 총회 연설에 대해서는 기존의 북한의 입장을 강조해 온 연설로, 비핵화의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평했다. 그는 "리 외무상의 연설은 기존 북한의 입장이고, (일부에선) 생각보다 (연설이) '좀 세다'는 말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분명하다는 걸 재확인 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선언에서 미국 측의 상응 조치에 따라 (비핵화를) 진전하겠다는 것이기에 큰 범위를 벗어나는 것 같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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