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은 IPO시장…4분기 대형기업 '부재' 여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8.10.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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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규모 2조 현대오일뱅크 감리 지연…연내 상장 '불투명'

'보릿고개' 넘은 IPO시장…4분기 대형기업 '부재' 여전


금융 당국의 회계 감리 강화로 대형 공모기업들의 상장이 지연되면서 4분기 공모시장 역시 예년 공모 수준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모 시장 투심마저 얼어붙자 일부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은 아예 내년 상반기로 일정을 늦추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일반공모 방식으로 상장한 기업수(재상장, 스팩상장 제외)는 20개사(코스피 4개사, 코스닥 16개사)로 총 공모규모는 9046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장한 기업수(코스닥 23개사) 대비 3개사가 감소했으며 공모규모는 48.3%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셀트리온헬스케어(공모규모 1조88억원), 펄어비스(1854억원) 등 대어급 IPO 기업들이 자취를 감춘데 따른 것이다.

3분기 누적기준으로는 코스닥에선 35개사, 코스피에선 6개사가 상장했으며 공모규모는 1조68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기업수 감소는 3개사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누적 공모금액 6조5077억원에는 훨씬 못 미친다. 공모규모로는 74%가 감소한 수치다.



올해 IPO시장에서 공모규모 1000억원을 넘어선 기업들의 흥행 부진이 이어지면서 4분기 공모시장 역시 '대어급' 기업들의 공모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코스닥 '대어'로 주목받았던 카카오게임즈가 한국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받은 상태에서 상장을 철회한데 이어 이미 상장 승인을 받은 현대오일뱅크 역시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8월 13일 한국거래소의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금융감독원의 감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연내 상장이 불투명하다. 회사 측은 지난 8월 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감리가 지연되면서 상장 일정이 당초 계획 대비 두달 가까이 늦어진 상태다.


공모 투심 역시 연말을 앞두고 급격히 냉각되는 추세다.

실제로 공모규모 531억~684억원으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던 HDC아이서비스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하단에 못 미치는 가격이 제시되자 지난달 7일 공모를 철회했다. 1일 상장한 크리스에프앤씨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20% 하락한 2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 때문에 향후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 상황에 따라 이미 거래소의 심사 승인을 받은 기업 중에서도 추가로 공모를 철회하거나 상장 일정을 이연하는 기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거래소 심사 승인을 받고 상장을 대기 중인 기업은 24개사로 이 중 13개사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코스닥벤처펀드 자금이 유입되고 코스닥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공모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 반면 하반기는 코스닥 침체, 코스닥벤처펀드 자금 이탈 등으로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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