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아들이 사춘기의 절정을 지나며 온갖 말썽을 다 부리던 중3 때, 소리 없는 뜨거운 눈물을, 내 앞에서 미쳐 닦을 새도 없이 주르륵 흘렸다. 모범생인 친구 아들 얘기를 지나가는 말로 무심코 했을 때였다. 내 말이 끝나고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아들이 툭 던지듯 말했다. “엄마는 남 앞에서 내 얘기하는 게 부끄럽지?”인지 “엄만 내가 싫지?”인지 그런 의미의 말이었다. 내가 당황하며 “아냐,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하니 아들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룹 방탄소년단 RM이 지난 5월2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정규 3집 앨범 'LOVE YOURSELF 轉 Tear'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셋째, 자기 사랑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RM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방탄소년단)를 희망 없다고 생각했고 때로 나도 그저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다 포기해버리지 않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따라 살 때 세상은 ‘그렇게 살면 힘들어’라든가 ‘그래서 밥은 먹고 살겠어?’ 또는 ‘그냥 남들처럼 살아’라고 한다.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런 세상의 회의적인 시각이나 비웃음에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을 꿈꾸는 모든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고 방탄소년단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하던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자기 목소리를 따라 사는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실패까지도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자기 목소리를 듣고 존중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자기 사랑이다. 그 가운데 우리는 "내일 조금 더 현명해져 있을지도 모를 나"로 성장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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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기 사랑은 타자 사랑으로 확대된다= RM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고 이제 당신에게 당신 자신에 대해 말해보라고 요청한다”고 했다. 이는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이 흘러 넘쳐 관심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인 M. 스캇 펙도 ‘아직도 가야 할 길’이란 책에서 “이것(사랑)은 자기 희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자기 확대”라며 “순수한 사랑은 자기를 채워나가는 활동”이고 “자신을 위축시키기보다는 확대시키고, 자신을 메마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충만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사랑은 자아의 확장이므로 자신의 자아를 사랑하지 않고는 내 자아의 확장인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고, 자신을 사랑으로 채우지 않고는 다른 사람을 사랑으로 채울 수 없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도 자기 자신부터 사랑해야 이웃을 사랑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