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첫날 90% 급락한 상폐 코스닥株 '투자주의보'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8.09.28 16:32
글자크기

에이티이앤이·모다 등 상폐 확정 코스닥社 11곳 28일 정리매매 개시 '90%대 급락', 단기 차익 노린 투기세력 유의해야

정리매매 첫날 90% 급락한 상폐 코스닥株 '투자주의보'


상장폐지가 확정된 코스닥 기업 11곳이 오늘부터 7거래일간 일제히 정리매매에 돌입했다. 정리매매 기간 중에는 해당 주식을 거래하는 데 가격제한폭이 없어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가 많고,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전문 투기꾼들까지 극성을 부리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오는 10월 10일까지 우성아이비 (42원 ▲2 +5.0%), 파티게임즈 (250원 ▼46 -15.5%), 넥스지 (1,530원 ▲180 +13.3%), 에프티이앤이 (253원 ▲2 +0.8%), 감마누 (464원 ▼19 -3.93%), 지디 (46원 ▼20 -30.3%), 트레이스 (15원 ▼4 -21.1%), C&S자산관리 (714원 ▲64 +9.8%), 위너지스 (104원 ▼65 -38.5%), 모다 (155원 ▼105 -40.4%), 레이젠 (18원 ▼9 -33.3%) 등 11개 코스닥 상장기업들의 정리매매를 진행한다. 이들 기업은 당초 약속한 지난 21일까지 회계법인 등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은 재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해 10월 11일자로 상폐가 확정됐다.



정리매매란 상폐되는 기업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을 최종적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7거래일간의 매매 기간을 주는 제도다. 정리매매에 들어간 주식은 30분 단위로 단일가매매 방식을 적용해 거래하며 가격제한폭도 두지 않는다.

정리매매 첫날인 이날 해당 기업 주식은 일제히 폭락하며 '동전주'가 됐다. 에이티이앤이가 전 거래일 대비 3450원(96.37%) 급락한 13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가운데 모다(-95.92%), 트레이스(-95.88%), 위너지스(-94.51%), 우성아이비(-94.12%), 지디(-93.81%), 레이젠(-93.3%), 감마누(-93.1%), 파티게임즈(-92.36%), 넥스지(-90.29%)가 90%대의 낙폭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C&S자산관리는 81.09% 하락했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전문 투기꾼들에겐 좋은 먹잇감이 됐다. 실제 이들 기업의 투자 게시판에는 "시초가에 사서 50% 수익을 냈다", "정매(정리매매) 수익 대박" 등의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일례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에이티이앤이는 시초가 100원으로 정리매매를 시작해 13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시초가에 이를 매수한 뒤 종가에 팔았다면 30%, 장중 최고가(195원)에 팔았다면 하룻새 95%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리매매에 들어간 상폐 주식을 사는 건 매우 위험한 투자라고 경고했다. 정리매매 장에서는 시세 조종을 하는 전문 투기꾼들의 작전에 휘말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손실을 떠안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폐 기업들의 정리매매 기간 중 수익률은 통상 -80~90%대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된 스틸플라워(-85%),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94.3%), 썬코어(-98%), 위노바(-95.9%)는 정리매매 기간 동안 90% 내외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리매매 기간 중 해당 기업을 신규로 매수하는 것은 거의 '도박'이나 마찬가지"라며 "현행법상 그에 따른 손실은 온전히 투자자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