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모습. /사진제공=KAI.
28일 오전 11시 한국항공우주는 전 거래일보다 1만3700원(27.40%) 하락한 3만6300원에 거래됐다. 한국항공우주는 장 시작 2분만에 26.60% 내린 3만6700원까지 급락하면서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했다.
미국 공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27일(현지시간) "공군의 신형 훈련기 사업 대상자로 보잉사를 선정했으며 최대 92억달러(약 10조원)상당의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함께 입찰에 참여한 KAI-미국 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수주에 실패했다.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을 개량한 'T-50A'를 앞세워 지난달 15일 최종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간 한국항공우주는 APT사업 수주 기대감에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여기에 T-50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컴유니맥스, 항공전자부품을 납품하는 LIG넥스원도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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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APT사업 수주 실패로 당분간 이들 회사의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영수,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APT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었고 한국항공우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프리미엄을 받아왔다"며 "실망매물 출회에 따른 단기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는 2018년 예상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32배에 달하는데, 록히드마틴은 그에 한참 못미치는 20배, 보잉은 25배 수준이다.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PER도 37배가 넘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수주 실패가 회사의 펀더멘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두 연구원은 "APT사업은 규모가 크지만 납품기간도 매우 긴 프로젝트"라며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잉의 납품기간은 2034년까지로 수주 가격을 감안하면 해당 사업의 수익성에도 다소 의문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수주 실패가 한국항공우주의 올해와 내년 이익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