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영업이익률이 50%... '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전병윤 기자, 세종=양영권 기자 2018.09.28 05:00
글자크기

[부동산신탁 전성시대] (종합)

편집자주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M&A(인수합병)가 추진되면서 '그들만의 리그'였던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인가를 받은 부동산신탁사는 총 11개사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거둔 수탁액(2017년말 기준)은 1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률은 50%를 상회한다. 부동산신탁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황금알 낳는 거위' 부동산신탁 쟁탈전
[부동산신탁 전성시대]①2016년 도정법 개정으로 재개발·재건축 직접 시행 가능

[MT리포트]영업이익률이 50%... '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 전성시대


부동산신탁시장에 10년만의 신규진입이 허용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1개 전 부동산신탁사들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영업이익률이 50%에 달하면서 부동산신탁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회사뿐 아니라 비금융회사들의 신규설립·인수합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실적호조가 독과점 시장구조에 따른 것으로 판단하고 내달 구체적인 인가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부동산신탁업계는 신규 인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이제 막 성장세로 진입한 신탁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대형 금융사 '눈독'=부동산신탁업이란 신탁(信託 : 믿고 맡긴다)한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개발·관리해 얻은 수익을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보수적인 신한금융지주가 부동산신탁업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만으로도 부동산신탁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지분 79.15%를 인수해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3월 삼성생명이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매각 입찰에도 참여하는 등 시장 진출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M&A(인수합병)로 부동산신탁업에 진출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것이 자극이 됐고, 고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상품 수요가 커져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도 부동산신탁업 시장진출 계획을 천명한 상태다.

◇전체 11개사 영업이익 '4년새 4배'=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부동산신탁사 11개사의 총 영업이익은 6719억원으로 2013년 1651억원에 비해 4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수익성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6.9%에서 2017년 42%로 확대됐다. 차입형은 신탁사가 공사비 등의 자금을 우선 조달하고 이자와 신탁수수료(통상 4~4.5%)를 받는 것이다.

2016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재개발·재건축을 직접 시행할 수 있게 되면서 황금기를 맞았다. 여기에 책임준공, 미분양 담보확약 등 재보험 수단을 활용한 리스크 분산 욕구가 신탁수요를 창출했다.

부동산신탁시장의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 규제강화, 금리인상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신탁시장도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철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2실장은 “부동산신탁사 실적은 주택착공 물량과 상관관계가 높은데, 2015년말 이후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 착공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 새 국제회계기준(IFRS9) 도입에 따른 충당금 적립률 증가 등으로 수익성의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선옥 기자

PF로 수익 올린 증권사, 부동산신탁시장 '눈독'
[부동산신탁전성시대]②부동산투자 등 IB와 시너지 기대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년 만에 부동산신탁시장의 빗장이 풀리면서 증권업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증권회사는 부동산 개발사업에 자금을 빌려주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경험이 있고, 주력 사업인 IB(투자은행)의 부동산금융과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고 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빠르면 다음 달부터 부동산신탁사 신규 인가를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가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하는 등 합종연횡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가 “부동산신탁업은 신규 진입을 통해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리면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를 통해 부동산신탁업 경쟁도를 평가한 결과 “부동산신탁은 경쟁이 충분하지 않은 시장으로 경쟁도를 높이기 위한 진입정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금융산업 진입규제 개편을 위해 지난 7월 외부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업권별 경쟁도를 평가해왔다.

부동산신탁 시장은 2009년 이후 신규 진입 없이 11개 업체를 유지해왔다. 시장집중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슈만지수(HHI)를 보면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2478로 생명보험(994), 증권(752)보다 각각 2.5배, 3.3배 장벽이 높았다.

차입형 신탁은 부동산 위탁 개발·운영을 하면서 투자나 금융 주선을 통해 자금 조달까지 맡는 업태다.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등 대형 4개사가 과점하고 있다. 단순히 토지를 위탁 관리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의 HHI도 1236으로 다른 금융업보다 높았다.

이에 PF 등 부동산금융에 적극 참여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부동산금융시장의 강자인 메리츠종금증권이 신규 인가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B투자증권도 최대주주인 이병철 부회장이 부동산개발 전문가인 만큼 부동산신탁사 진출을 고심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사 신규 설립을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했고, 구체적인 인가 기준이 나오는 대로 별도 팀을 꾸려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회사를 설립해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를 받으면 증권사는 개발부터 투자와 분양에 이르는 부동산 개발사업 전 과정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MT리포트]영업이익률이 50%... '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 전성시대
부동산신탁사는 시행사 역할을 하기 때문에 그동안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수익원인 자금 대여나 시행사가 설립한 개발회사의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지급보증 등 신용보강을 통한 수수료 수입보다 기대 이익도 크다.

현재 신규 부동산신탁사 진출 후보군은 건설사, 은행·보험 등을 거느린 금융지주회사, 증권사 등이고, 관련업계는 이중에서 증권사를 다크호스로 보고 있다. 증권사는 자금 조달 능력과 부동산 투자 경험을 토대로 기존 부동산신탁시장의 판도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공을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건설사는 고객 수익을 극대화하는 신탁과 이해 상충이 발생하고, 은행·보험사는 이미 신탁업에 진출했으나 보수적 성향 탓에 상위 2개사(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시장 침체기에도 ‘미분양 담보대출 확약’(미분양 발생시 해당 아파트 등을 담보로 건설사의 대출을 상환해주는 구조)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상품을 통해 수익을 올렸다”며 “기존 부동산신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역량이 떨어지더라도 PF 역량과 여신 기능을 활용하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병윤 기자

오동잎이 진다?…코람코 지분 파는 이규성 회장
[부동산신탁전성시대]③금융위기 직후 국내 첫 설립, 3400억 가치로 키워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IMF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홍봉진 기자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IMF 20주년을 맞아 지난해 11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 홍봉진 기자
“오동잎이 지는 것을 보며, 가을이 가고 있으니 겨울 준비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규성 코람코자산신탁 회사발전협의회 회장(79)이 주변에 자주 말하는 '오동잎론'이다. 이 회장은 1998년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IMF 금융위기 극복을 진두지휘했다. 그만큼 '위기 대비'의 중요성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그가 자신을 포함한 '개인주주협의회'의 코람코자산신탁 지분(46)을 LF에 매각한다. 이 회장 주변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은 '오동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또다른 준비를 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MF 위기 때 경제팀 이끌던 이 회장, '위기관리 중요성' 강조

이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나라 살림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을 지냈다. 1988년12월부터 제33대 재무부 장관을 지내고, 10년 뒤인 1998년 3월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정권의 초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퇴직 후에는 국내 첫 부동산신탁업체를 설립, 사실상 '오너'로서 17년간 활약해온 이 회장은 공무원들 사이에선 '꿈의 롤 모델'로 통한다.

이 회장과 함께 근무한 전직 관료들은 그를 '학구적이고 리더십을 갖춘 관료'로 평가한다. 이 회장이 재경부 장관이던 때 장관 비서실에서 근무한 나석권 SK경영경제연구소 전무는 "퇴임 후에도 인사를 드리러 가면 항상 책을 선물하시곤 했다. 매주 영국 이코미스트지 기사 한 꼭지를 읽으며 균형감각을 가지라는 것도 항상 하신 말씀"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장관 시절엔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 강봉균 청와대 경제수석, 이헌재 금융감독원장 등을 팀원으로 두면서 금융위기를 극복했다. 만약 이 회장이 아니었다면 개성 강하기로 이름난 이들 인사로부터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가 장관 시절 관료들에게 강조한 말이 '계기(計器)비행만 하지 말고 시계(視界)비행을 하라'였다. 경제 현상을 통계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계라는 것은 항상 시차가 있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은 IMF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1999년 5월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잠시 있다 2003년 1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코람코 회장으로 취임했다.

◇지분 5.43%지만 절대적 영향력 행사

코람코는 앞서 2001년 자본금 70억원의 '국내 1호 리츠 AMC(자산관리 및 업무위탁사)'로 설립됐다. 사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산업연구원장, 주택공사 사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지낸 김대영 씨가 맡았다.

산업은행이 27.9%의 지분으로 출자하고 한빛은행 대우건설 하나은행 한국기업평가 SK증권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기관투자가들은 회사 경영에 일절 개입하지 못한다. 대신 지분이 5.43%에 불과한 이 회장이 40% 남짓의 기관 투자자들을 대표해 회사 경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한때 재정, 금융 정책을 좌우했던 이 회장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힘든 의사결정 구조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나 공적자금이 투입된 한빛은행, 대우건설 등도 그의 장악력이 미쳤다.

리츠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IMF 극복 과정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무너지고 알짜 자산이 외국계 자본에 팔려가는 것을 보며 유동화가 필요한 기업과 금융권을 연결해주는 가교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해외에서 활성화된 리츠 제도를 이 회장이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람코는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을 시작으로 YTN타워, 용산 데이콤 빌딩, 다동 대우조선해양(DSME)빌딩 등 굵직한 건물의 자산 유동화에 성공했다. 최근 NH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자로 결정되기도 했다. 회사 설립 17년 만에 기업가치는 3400억원(LF 추정)로 높아졌다.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4090억5434만원, 영업이익은 588억0124만 원에 이른다.

이 회장은 2014년 3월 회사발전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3년 만인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했다. 이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주변에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방향을 예측한 결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 앞두고 재무구조 강화 차원?

코람코자산신탁은 최근 몇년 동안 호황을 구가했던 차입형 토지신탁의 비중을 줄인다는 내부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시행사가 개발한 부동산을 관리만 해 주던 역할을 넘어 리츠회사가 직접 비용을 투입해 부동산을 개발, 분양을 하고 수익배분까지 해 가는 구조다. 성공했을 때 그만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부동산신탁회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거둔 것도 이같은 직접 투자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을 때 회사가 질 리스크도 크다. 이 회장의 지분 매각은 대기업을 최대주주로 영입해 부동산 경기 둔화를 앞두고 재무구조를 강화하려는 조치라고 업계에서는 평가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분석 자료를 통해 이 회장 이분 매입을 추진 중인 LF에 대해 순차입금이 1787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우수하고,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할 때 재무탄력성도 매우 우수하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한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이 회장의 지분 매각에 대해 "개인주주의 지분을 넘기는 것"이라며 "회사의 재무 안전성을 높여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올해 79세 고령이고, 우호 개인주주 상당수도 비슷한 연배여서 더이상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금융회사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먼저 타진했지만, 이 회장이 매각 주도권을 쥐기 위해 이들을 제지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188억원 이상을 손에 넣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분 매각 후 이 회장의 역할은 아직 미지수다.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사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역할을 감안할 때 지분을 매각한 뒤에도 계속 회사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세종=양영권 기자

부동산신탁사 '춘추전국시대'
[부동산신탁전성시대]④대형 3사 영업수익, 11개사 전체의 56% "경쟁심화·인력유출 등 우려"

[MT리포트]영업이익률이 50%... '황금알 낳는' 부동산신탁 전성시대
지난해 초 1976년에 준공된 여의도 공작아파트에 플랜카드가 하나 걸렸다. KB부동산신탁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공작아파트뿐 아니라 여의도 한양·대교 아파트가 KB부동산신탁과 손을 잡았고, 시범·수정·광장 아파트는 한국자산신탁과 재건축을 도모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 단지들이 부동산신탁사들과 손 잡은 것은 기존 정비사업과 달리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설립하지 않아도 돼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이점이 부각 됐기 때문이다.

부동산신탁 제도는 1990년 4월 부동산 투기대책의 하나로 도입됐다. 부동산신탁을 활성화해 부동산에 대한 인식을 ‘소유’에서 ‘이용’ 개념으로 전환하고 부동산실명제 등 토지공개념을 정착시키기 위해서였다.

1991년 3월 대한부동산신탁과 한국부동산신탁이 설립됐고 이후 한국토지신탁 (1,011원 ▼4 -0.39%), 주은부동산신탁 등이 차례로 업계에 뛰어들어 현재는 총 11개사가 부동산신탁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중 한국자산신탁 (3,005원 ▼10 -0.33%), 한국토지신탁 (1,011원 ▼4 -0.39%), 코람코자산신탁 등 대형 3사의 수탁액 합계(2017년말 기준)가 5737억원에 달해 시장 전체(1조325억원)의 56.2%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신탁사 11개사의 이익이 늘어난 반면 경쟁 둔화로 소비자 이익이 침해된다고 판단해 신규인가에 나섰다. 기존 부동산신탁사 M&A(인수합병)도 활발하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생보부동산신탁 지분 5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시행사인 진원이앤씨가 선정됐고, LF와 신한금융지주가 각각 코람코자산신탁과 아시아신탁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디벨로퍼 엠디엠이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해 한국자산캐피탈 한국자산에셋운영 등과 함께 종합부동산금융그룹으로 성장한 것이 업계에 자극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자산신탁의 연간 전체 영업이익은 2009년 100억원에 그쳤으나 피인수 후 몸집을 불려 지난해 1668억원으로 급증, 한국토지신탁(영업익 1711억원)에 이어 업계 2위에 올랐다.

부동산신탁업계는 신규인가와 M&A에 대한 경계감이 높다. 특히 중소업체들의 인력 이탈과 경쟁 격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시장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 키운 것"이라며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으로 인력 유출은 물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선옥 기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