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윌슨은 노디시전..LG 윌슨은 '명예 10승' 투수

스타뉴스 잠실=한동훈 기자 2018.09.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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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타일러 윌슨 /사진=LG트윈스 제공LG 타일러 윌슨 /사진=LG트윈스 제공


투수를 승리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지만 그래도 '10승'은 선발투수에게 훈장과도 같다. LG 트윈스 에이스 타일러 윌슨은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각종 불운이 겹쳐 아직 9승이다. LG 불펜이 지켜주지 못한 승리가 무려 8개다. 남은 경기가 얼마 되지 않아 이대로라면 10승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윌슨은 23일 잠실에서 열린 2018 KBO리그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7⅔이닝 4실점을 기록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사실 7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아 승리가 유력했지만 불펜이 불을 질렀다. 3-1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 구원 등판한 정찬헌이 황재균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책임주자 3명이 모조리 홈을 밟아 자책점도 4점으로 불어났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와 10승이 동시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오히려 패전을 면한 게 다행이었다. LG는 연장 혈투 끝에 5-4로 간신히 승리했다.

전날까지 윌슨은 24경기 선발 등판해 155⅓이닝을 투구하며 9승 4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 중이었다. 평균자책점과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5.86) 리그 2위였다. 퀄리티스타트도 19회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다. 7⅔이닝 1실점으로 경기가 마무리됐다면 평균자책점은 2.87로 떨어져 리그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하지만 3.09로 올라갔다. 시즌 10승과 20번째 QS, 그리고 평균자책점 중간 1위 타이틀이 눈앞에서 증발했다.



각종 지표에서 윌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투수 중 10승을 거두지 못한 선수는 거의 없다. WAR로 보자면 1위 린드블럼이 15승, 3위 양현종이 13승, 4위 브리검과 5위 김광현은 모두 10승, 7위 후랭코프가 18승, 8위 최원태도 13승이다. 공교롭게 같은 팀의 헨리 소사도 6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으나 9승에 머물고 있다.

LG의 구원진이 리그에서 가장 나쁘기 때문이다. LG는 불펜 평균자책점 5.56으로 10위, 불펜 WAR 2.63으로 10위다. 블론세이브는 15개로 7위, 비교적 적은 편인데 윌슨에게 집중됐다. LG 팬들이 과거 봉중근의 별명 '봉크라이'를 따와 윌슨을 '윌크라이'라 부르는 이유다. 올해 LG 구원진이 날린 윌슨의 승리는 무려 8회다. 이 또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이중 절반만 지켰어도 윌슨은 13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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