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완전 해소된 삼성…'물산·전기·화재' 다 좋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8.09.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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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미래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자금 확보 …삼성화재 '감액손실'·삼성물산 '오버행' 리스크 벗어

순환출자 완전 해소된 삼성…'물산·전기·화재' 다 좋다


삼성그룹에 남아있던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된 데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지난 20일 블록딜을 통해 약 1조원에 달하는 성물산 지분 전량을 처분한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삼성화재 (311,500원 ▲12,000 +4.01%)는 물론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해 온 삼성물산 주가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기·삼성화재는 최근 1년 고점 대비 15% 이상 낮은 가격(12만5500~12만8500)에 삼성물산 지분을 시장에 내다 파는 정공법을 택했다. 앞서 지난 4월 삼성물산 지분(2.11%)을 처분한 삼성SDI의 매각가(주당 13만8500원)보다도 7~9% 낮은 값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시장 거래를 선택했다고 봤다. 그동안 재계에선 삼성물산이 자사주 형태로 삼성전기·삼성화재 지분을 사들이거나 이 부회장이 직접 인수하는 내용의 시나리오가 제기됐는데 이를 완전히 뒤집은 셈이다.

삼성전기와 삼성화재 입장에선 삼성물산과의 출자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 부담요인이 사라졌다는 해석이다. 우선 삼성물산 2.61%(500만주)를 6425억원(주당 12만8500원)에 처분한 삼성전기는 미래 신성장동력인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 건립 자금을 확보했다.



중국 천진에 짓기로 한 전장용 MLCC 공장 신축 비용(5733억원)으로 충당하고도 약 700억원이 남아 재무구조 부담을 덜게 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지분을 팔아 성장 동력을 강화한 셈"이라며 "2020년 천진 공장 가동을 앞두고 내년부터 수주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지분 1.37%(261만7000주)를 매각해 3285억원(주당 125,500원)을 확보했다. 매각 차익은 세전 236억원(매각금액 3285억원-장부금액 3049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무엇보다 삼성물산 주가 변동으로 인한 간헐적인 감액손실 리스크가 해소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에도 삼성화재 실적에 삼성물산 감액손실(세전 240억원)이 반영됐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실적은 물론 배당지표 개선 측면에서도 유리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경우 순환출자 해소는 물론 대규모 주식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는 잠재적 과잉을 의미하는 오버행 이슈에서 벗어났다. 삼성SDI가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면서 삼성전기·삼성화재 보유 물량도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오버행 전망은 주가 약세의 핵심요인으로 꼽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영업이익은 올해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보다 36.8% 늘어날 것"이라며 "강남역 사옥까지 7484억원에 매각해 실적은 물론 밸류에이션, 모멘텀 등이 모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한국거래소에서 삼성화재는 전날보다 2.71% 오른 2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 주가(13만1000원)도 1.95%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기는 0.68% 하락한 14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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