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수술' 권유 병원 피해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2018.09.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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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6>양악수술2]②박재억 가톨릭대 교수 "돌발상황 많아 '대처 능력' 중요"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홍봉진 기자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홍봉진 기자


"다짜고짜 '수술' 권유 병원 피해야"
"다짜고짜 '수술' 권유 병원 피해야"
“의사면허증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죠. 양악수술도 일종의 외과수술이니까 다 할 수 있어요. 관건은 의사의 ‘위기대처능력’입니다.”

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양악수술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환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병원과 의사를 고르는 기준은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위기대처능력’이어야 한다는 것.



서울성모병원 치과병원장인 박 교수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가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스위스 취리히대학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치의학박사를 취득했다.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와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이사 등도 겸임하고 있다.

박 교수는 “양악수술의 기본 원리는 뼈를 깎거나 접합하는 등 다른 외과수술과 비슷하다”면서도 “양악수술은 다른 외과수술에 비해 돌발상황 시 뇌사나 사망 같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술부위가 입과 코, 기도 부위와 인접해 있어 출혈 등이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박 교수는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나이 많은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라는 말이 아니다. 수많은 구강악수술을 경험한 전문의에게 수술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교육은 모두 도제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레지던트들은 전문의가 되기 전부터 별의별 케이스와 돌발상황을 옆에서 보고 경험한다”며 “실제로 양악수술을 경험하며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된 의사와 타과에서 이론만 공부한 의사는 위기 때 대처능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병원규모에 비해 환자가 너무 많은 경우’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리를 강조하는 일부 병원의 경우 양악수술 등에도 환자를 무리하게 접수한 후 수술 일부를 간호사에게 맡기는 등 불법을 저지르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다짜고짜 수술을 강요·권유하는 병원’도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미한 부정교합을 무리하게 수술할 경우 부작용은 물론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무작정 수술을 하겠다고 결정할 게 아니라 일차적으로 치과에서 뼈성장이 끝났는지, 정말로 수술이 필요한지 등을 신중히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홍봉진 기자 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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