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이랑 뭐가 달라요"… 공시생의 '추석'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9.22 06:25
글자크기

내달 13일 소방·지방직 7급 공무원 필기시험, 오는 12월 경찰 3차 필기시험… "이번 기회 잡아야한다'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에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제공=윌리스 신광은 경찰학원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에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사진제공=윌리스 신광은 경찰학원


#부산광역시 출신으로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진학한 대학생 한모씨(25). 내년 4월 치러질 국가직 9급에 응시할 예정인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으로서 이번 추석에는 부산의 고향집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열차나 버스 등 자리를 구해 집을 가는 길이 고생스럽기도 하고, 괜히 친척들 모인 집을 가면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게 될 것 같아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험 날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진다"면서 "다른 수험생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명절이 곧 평일이다' 생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공무원 추가 채용 시험과 2019년 상반기 채용을 앞두고 공무원 시험 준비생(공시생)들이 명절 연휴를 반납한 채 시험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다수의 공시생과 공시 학원 업계에 따르면 많은 공시생들이 이번 추석 연휴를 단단히 공부할 기회로 삼고 있다. 특히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실시하는 공무원 추가채용 필기시험도 올해 중 진행될 예정이어서 공시생들에게 이번 연휴는 더없이 중요하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일대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이 학원을 향해 바삐 가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일대에서 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이 학원을 향해 바삐 가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연휴가 끝난 바로 뒤인 다음달 13일에는 하반기 각 지역 소방공무원 필기시험과 지방직 7급 공무원 필기시험이 동시에 진행된다.



서울시를 비롯 인천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등 8개 지역에서 총 754명을 선발하는 이번 소방공무원 임용시험에는 1만3166명이 지원했다. 16개 지자체 중 제주를 제외한 15개 지역에서 총 220여명을 선발하는 지방직 7급 공무원에는 약 2만5000명의 수험생이 지원했다.

한 공시 학원 관계자는 "이번 추석은 연휴 전후로 공무원을 많이 뽑는 시기이기도 하다"면서 "공시생들이 이번에 꼭 합격하자고 결의를 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명절 후 2주 정도 지난 뒤 시험을 치르는 소방 공무원과 지방직 7급 공무원 수험생 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필기시험이 예정된 국가직 9급, 지방직 수험생 등도 열의에 차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에는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위해 시행하는 3000명 규모의 3차 순경채용도 예정돼있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는 여경 비율을 25% 이상(총 선발인원 3000명 중 최소 750명)으로 유지할 방침이라 여성 지망생들의 공부의 대한 의지가 더욱 남다르다.


구익현 윌비스 신광은경찰학원 실장은 이에 대해 "추가적으로 3차 순경 채용이 진행되는 것인 만큼 수험생들 사이에서 '이번에 꼭 붙자'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특히 이번 3차 채용에서 여자 경찰을 많이 뽑을 예정이라, 여자 경찰 지망생들의 문의가 역대 최고로 오고 있고 이들 사이에서 '이번 기회를 꼭 잡아야한다'며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추석 연휴를 맞은 공무원 학원에서는 추석 무료특강을 준비했다. /사진=박문각 남부학원, 윌비스 신광은 학원추석 연휴를 맞은 공무원 학원에서는 추석 무료특강을 준비했다. /사진=박문각 남부학원, 윌비스 신광은 학원
자연히 공시 학원가도 추석 연휴 대비에 분주하다. 공단기,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에듀윌, 윌비스 신광은학원 등 주요 학원들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21일부터 26일까지 한국사, 국어, 행정법, 형법 등 주요 과목 무료 강의를 매일 준비했다.

학원들은 공시생들의 수요에 맞춰 '명절 대피소'라는 이름으로 자습실도 개방한다. 구 실장은 "학생들의 공부 열의가 높아서 '평일과 똑같이 운영해달라'는 문의가 많았다"면서 "연휴 동안 학원 직원들도 평소처럼 근무하고, 자습실도 평소처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윌리스 신광은 경찰학원에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21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위치한 윌리스 신광은 경찰학원에서 경찰공무원 수험생들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사진제공=윌비스 신광은 경찰학원
소방 공무원 준비생 이모씨(27)는 "우리 집이 큰집이라 친척들이 다 모이다 보니 더욱 집을 떠나게 된다. 필기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아 매일 개방 예정인 노량진 학원 자습실에서 공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공무원 준비생 고모씨(26)도 "2년째 경찰을 준비하다보니 눈치가 보인다"면서 "이번 3차 채용에서 꼭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휴 내내 원래 다니던 동네 독서실을 갈 예정이고, 명절 당일은 독서실이 휴무 예정이라 스터디 카페를 갈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