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연 이현수씨는 창업 초기 배달 앱을 이용, 쉽게 자리잡았다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인근 지역에 월정액 8만원을 내고 배달 앱을 이용하는 동종 가게가 많지 않았던 터라 비교적 상단에 노출돼 주문이 밀려들었다. 1년이 지나자 상단 노출 광고를 단 업체가 40여 개로 늘었다. 경쟁이 심해져 광고비가 월 70만원으로 늘었고 울며 겨자먹기로 배달료를 책정했더니 고객들의 불만으로 돌아왔다. 배달앱으로 결제하는 고객이 많아져 정산도 늦어졌다. 판매와 정산 시기가 최대 2개월 차이가 나면서 "장사는 하는데 돈이 안 들어온다"는 불만이 커졌다.
◇ 4년새 7배 성장한 배달 앱…외식시장 판도 바꿨다=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 온라인, 모바일을 통한 음식배달 서비스 거래액은 2조71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8% 늘었다. 올해 성장 추이를 감안하면 5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2013년 배달앱 거래액이 3670억원 규모였던 점을 감안하면 4년만에 7배 이상 성장했다.
실적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배달앱 1위 배달의 민족의 경우 2015년 2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16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작년에는 영업 이익이 전년대비 7.7배 늘어난 21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도 3년만에 5.6배 늘어나는 등 고속성장하고 있다.
◇2개 업체가 90% 장악…수수료·광고비 제멋대로 높여=문제는 2개 사업자가 시장을 90% 가량 차지하며 독과점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상위 3개 서비스 중 배달의 민족은 힐하우스캐피털이 최대주주인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한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각각 알지피코리아, 배달통이 운영하지만 최대주주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로 사실상 같은 계열이다. 즉 3개 서비스 모두 외국계 회사가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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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회계사는 "빅 3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해 이들 주도로 광고이용서비스 요금이 결정돼 배달앱 시장에서 독과점 구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2016년 1월 월정액 이용료인 울트라콜 요금을 5만원에서 8만원으로 60% 인상했다. 요기요는 프랜차이즈 등 대형 가맹점에 4% 중계 수수료를 책정하는 반면 일반 소상공인에게는 12.5%의 차별적인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 입찰방식의 광고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업주 부담은 더 커졌다.
이와 관련, 과도한 수수료 논란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배달앱 등장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통신3사 포인트에 이어 중소상공인을 괴롭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하나 더 생겼다"며 "배달앱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등 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