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시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2018.9.18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은 18일 오전 문 대통령과 우리측 방북 수행단을 맞이하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영접을 직접 나왔다. 언제나 처럼 인민복을 입었고, 감색 양복을 입은 리설주 여사와 함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항 영접 △승용차 동승 등이라는 측면에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DJ) 방북 당시와 닮은 꼴의 영접을 선보였다. 하지만 여러가지 측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영접이 3차례의 평양 정상회담 중 최고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부부가 함께 영접에 나온 적이 없다. 리설주 여사와 함께 문 대통령 내외를 영접한 것은 정상국가를 표방하는 김정은 위원장 특유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같은 차에 동석해 진행한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 자체도 파격이었다. DJ는 순안공항에서 영접을 받았지만 카퍼레이드는 하지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당시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를 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였다.
비장한 각오를 품고 평양에 도착한 문 대통령에 대한 환대였다. 북측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숙제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비핵화라는 실질적 조치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볍지 않다는 생각을 (대통령이) 하고 있다"며 "어깨가 무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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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환대는 2박3일 동안 진행될 회담에 긍정적인 신호임은 분명하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대상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고,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직후 미국으로 건너 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 역시 분명하게 보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건강한 모습을 보이며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4·27 회담 당시 사열을 위해 200m 정도를 걸었을 때, 거친 숨을 쉬던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랐다. 순안공항과 평양 시내에서 문 대통령과 나란히 걸으면서도 힘든 기색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