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라이브방송 없지만 콘텐츠·제품 차별화로 승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김태현 기자 2018.09.1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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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커머스 3조원시대]②예능결합한 다양한 방송콘텐츠에 역동적인 화면구성, 제품구색도 확대

[MT리포트]"라이브방송 없지만 콘텐츠·제품 차별화로 승부"


T커머스가 최근 급성장하는 것은 20~30대 젊은 시청자들이 TV홈쇼핑과 차별화된 콘텐츠와 화면구성, 다양한 제품 구색에 신선함을 느끼고 있어서다.

방송 콘텐츠의 경우, 라이브 방송으로 이뤄지는 TV홈쇼핑과 달리 녹화방송만 허용되지만 이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라이브 방송에서는 제한된 시간에 대량 매출을 올려야 하는 만큼 시청자 관심과 긴장감을 높이기 위한 쇼호스트 역할이 크다. 판매현황을 체크하고 매 순간 고객호응을 유도해야 한다. 라이브 방송을 위한 스튜디오 설비나 상품 소개를 위한 장비도 갖춰야 한다.



반면 T커머스는 녹화방송이어서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TV홈쇼핑과 달리 형식이나 영상기법, 소재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 예컨대 최근 CJ ENM과 합병한 CJ오쇼핑은 CJENM의 예능 콘텐츠와 콘텐츠 소싱 역량을 T커머스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모찌피치 외에도 개그맨 김기리, 유명 유튜버 국가비, 더빙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유준호 등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과 먹방, 쿡방, 더빙 패러디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접목하고 있다. K쇼핑도 5월부터 '쇼K'를 통해 아이돌 그룹이나 연예인을 쇼호스트로 불러 먹방이나 콩트 등 이색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화면 구성에서도 T커머스는 TV홈쇼핑과 달리 고객이 언제든 리모컨을 눌러 데이터창에서 다양한 상품을 찾아보고 구입할 수 있다. 양방향 데이터방송으로 마치 온라인쇼핑을 TV화면에서 구성한 것과 같다. 아울러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상품을 팔아야 한다는 부담이 적어 사업자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실제 TV홈쇼핑은 단시간 매출압박이 큰 의류와 화장품 등이 주를 이루는 반면, T커머스에서는 가구나 인테리어 상품, 지역특산물 등 TV홈쇼핑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제품이 다수 등장한다.
[MT리포트]"라이브방송 없지만 콘텐츠·제품 차별화로 승부"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중소기업에게는 T커머스가 진입 장벽이 낮은 새로운 판로이자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현재 중소기업 상품판매 전용 홈쇼핑 2곳을 제외한 5개 홈쇼핑의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은 평균 60%대인데, T커머스는 70%가 넘는다. TV홈쇼핑보다 후순위 채널이 많아 시청률이 낮지만 판매수수료와 재고부담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T커머스에서 발굴한 상품이 주목을 받고 TV홈쇼핑으로 진출해 대박을 친 사례도 있다. GS마이샵이 발굴한 자동물걸레 청소기 '에브리봇'은 2016년 11월 첫 방송이후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반응이 좋자 이듬해 7월 TV홈쇼핑인 GS샵의 간판프로 '왕영은의 톡톡톡'에 방영돼 6000대가 완판되며 화제가 됐다.

2015년 10개 T커머스 사업자 체제가 이뤄지면서 T커머스 단독업체와 TV홈쇼핑 겸영사와의 리모컨 경쟁도 뜨겁다. 특히 홈쇼핑채널을 보유하지 못한 KT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K쇼핑과 SK스토아, 신세계가 지원하는 신세계TV쇼핑 등이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스튜디오 투자와 함께 모회사의 IT서비스 기술력을 활용해 빅데이터 기술과 AR(증강현실) 서비스, 가상현실(VR)서비스를 접목한 고객편의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기존 홈쇼핑 업체들은 T커머스 전문업체의 부상에 긴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제품 소싱과 방송제작 역량을 활용해 자사 T커머스 채널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한 TV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가 아직까지 매출 규모면에서 TV홈쇼핑과 비교하긴 어려운 수준이지만, 소비자의 미디어 소비패턴 변화와 중소기업 판로확대 욕구에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TV홈쇼핑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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