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내는 SKT 지배구조…'옥수수' 독립이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8.09.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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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신 사업 가치 높인 후 중간지주사 전환…이동통신 사업부문은 물적 분할 후 직상장

윤곽 드러내는 SKT 지배구조…'옥수수' 독립이 신호탄


SK텔레콤 (50,900원 ▼100 -0.20%) 지배구조 개편 청사진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SK텔레콤 이동통신(MNO) 중심 사업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고 SK텔레콤은 지주부문(중간 지주회사)으로 남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후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들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중간 지주회사 아래에 나열하는 방식의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SK브로드밴드가 추진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옥수수’를 독자 사업화하려는 움직임도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다.

◇SKT, 내년 중간지주사·MNO 물적 분할 유력=16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 등 SK텔레콤 경영진은 지난달 말 제주도에서 비공개 투자자 간담회(IR)를 갖고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계획들을 언급했다.



종합하면 이동통신 부문을 제외한 여타 서비스들의 경쟁력을 더 키우고, 내년 중 중간지주회사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SK텔레콤 경영진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중간지주회사와 이동통신 중심인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이후 사업 부문 상장을 곧바로 추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거론했다.

중간지주회사 아래에는 분할된 사업 부문을 비롯해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보안(ADT캡스), SK플래닛, SK텔링크, 아이리버, 11번가 등 비통신 영역 자회사들이 편입되는 방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SK텔레콤은 사업 경쟁력을 갖춘 비통신 부문 서비스들을 별도 법인으로 독립, 중간지주사에 소속시켜 나가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월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제 3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T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월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에서 열린 제 3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T
◇'11번가 처럼', '옥수수'도 투자 후 독립 관측= 현재 사업부 독립 법인화를 추진 중인 OTT 플랫폼 ‘옥수수’가 대표적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간담회에서 옥수수에 내외부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옥수수’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역량을 끌어올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분리 방식은 11번가의 경우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대규모 외부 투자 유치를 받아 11번가를 SK플래닛에서 분리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SK텔레콤은 지배구조 개편 이후 옥수수나 11번가처럼 경쟁력이 확보된 서비스가 부상하면 투자 및 독립이라는 과정을 거쳐 중간지주회사 아래에 두는 방식의 조직 운영을 감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영진은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20.1%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신규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30%까지 확보해야 한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 방향은 투자업계의 우려가 반영된 조치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이 실익을 보려면 이동통신 뿐만 아니라 비통신 영역의 경쟁력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편 SK텔레콤은 최근 박 사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사내 주요 임원과 SK브로드밴드·SK플래닛·11번가 등 자회사 대표들이 참여하는 ‘서비스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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