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사진=임성균 기자
고학찬 사장은 예술의전당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무려 25가지 직업을 가졌다.
사진촬영을 위해 지휘자의 포디움과 관객석에 잠시 선 그는 시종일관 웃음을 띠며 말을 건넸다. 'SF'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1970년대 그 시절, SF 라디오드라마를 제안하고 선구적으로 음향효과를 사용하기도 한 그는 TV로 옮겨와서도 장수만세 같은 가족예능 프로부터, 코미디 프로, 시사고발 프로까지 장르를 넘나들었다.
서예박물관 전시 등을 통해서는 꽉 막힌 한중 문화교류의 조그만 물꼬를 트기도 했다. 지난해 서예박물관에서 개최된 ‘한중수교 25주년 기념 – 치바이스’전에 이어 올해 열린 중국 미술의 대가 한메이린의 세계순회전이 대표적이다. 동아시아 각국이 함께하는 실크로드미술제를 제안했던 고학찬 사장은 중국 국가미술관인 중국미술관의 국제고문이기도 하다.
예술의전당에서 주로 무대에 오르는 클래식의 문턱이 높은 만큼 많은 사람의 접근을 우선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한 고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영상화 사업'을 실천과제로 내걸고 '예술의전당 토요콘서트 실황 중계'에 이어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영상으로 제작해 전국 곳곳에서 틀었다(SAC on Sceen). 울릉도에서 상연한 뒤 섬소녀로부터 ‘발레를 처음 보게 돼 너무너무 감사해요’라는 편지를 받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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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무대의 뒤편에 있지만 스스로도 창작욕이 불끈거리는 고학찬 사장. ‘지휘자가 된 청소부’를 그리겠다는 영화에 대한 꿈과 ‘조율사이자 CEO’로 고 사장이 이끄는 예술의전당은 어느새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1947년 제주 △대광고 △한양대학교 연극영화과 △TBC(동양방송) 프로듀서 △(주)제일기획 Q채널 제작1부 국장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국장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윤당아트홀 관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문화분과위원장 △제주국제대학교 실용예술학부 석좌교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장 △2013년 3월 예술의전당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