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 삼성전자가 막는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권화순 기자 2018.09.10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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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휴대폰에 보이스피싱 예방 앱 기본탑재...시중은행도 앱 개발 중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 연말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 방지를 위한 어플리케이션(앱)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전화는 자동으로 알려줘 연간 수천억원의 피해를 주고 있는 보이스피싱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9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보이스피싱 방지를 위한 앱을 자체 개발해 갤럭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하는 방안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앱 개발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금융감독원(금감원)과 협업해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2016년부터 보이스피싱 사기범의 실제 목소리 약 7000여건을 제보받아 국과수에 제공해 왔다. 국과수는 인공지능(AI)을 활용, 사람마다 다른 음성정보 특징을 비교·분석하는 성문분석을 통해 ‘사기범 목소리 DB(데이터베이스)’를 총 1422개 축적했다.

[단독]'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 삼성전자가 막는다


국과수의 사기범 목소리 DB는 그동안 금감원 홈페이지 등의 ‘바로 이 목소리’ 코너에서 공개돼 보이스피싱 사기예방 홍보에 활용돼 왔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이 코너에 들어가 직접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활용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사기범 목소리 DB를 활용해 개발 중인 보이스피싱 예방 앱은 걸려온 전화의 목소리를 분석해 보이스피싱을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한다. 1422개 DB 중 목소리가 일치하거나 일치하지 않더라도 보이스피싱에서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패턴이 이어지면 문자나 진동으로 ‘경고’하는 방식이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관련 앱을 기본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그동안에는 T전화, 후후, 후스콜 등과 같은 스팸 차단 앱을 설치해 사전에 발신번호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됐으나 한계점이 많았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앱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이 개발 중인 앱은 갤럭시 휴대폰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다운받아 보이스피싱 예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보이스피싱 피해는 꾸준한 예방 홍보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총 9만8391건, 피해금액은 9661억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2014년 2만2205건에서 2015년 1만8549건, 2016년 1만7040건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만4259건으로 다시 증가세다.

특히 올 상반기(1월~6월) 발생 건수는 1만633건, 피해금액은 1796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올 들어 1개월 평균 피해 금액은 30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피해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8% 늘었고 건수로 보면 53.7%나 증가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경찰청과 금감원 등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이번 달부터 집중 홍보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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