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가 살길"...셀프결제, 무인점포 속도내는 유통가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09.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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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셀프계산대 도입확대...편의점은 무인매장 시범운영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중구 이마트24 조선호텔점. /사진=뉴시스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중구 이마트24 조선호텔점. /사진=뉴시스


유통업계가 무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 등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업무 효율화 요구와 고객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셀프(self) 계산대와 무인점포 확산에 적극 나서는 것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올들어 셀프계산대를 잇따라 도입했다. 이마트의 경우 올초 성수본점 등 수도권 3개 매장에 무인계산대를 시범 도입한데 이어 9월 현재 6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또 연말까지 80개 매장으로 늘리고 내년에는 120개, 2020년까지 모든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처음 셀프계산대를 도입한데 이어 9월 현재 20개 점포에 180여대를 운영중이다. 올해 말까지 40개 매장에 400대의 셀프계산대를 추가로 설치하고 2020년까지 120개 매장으로 늘릴 예정이다.

앞서 셀프계산대는 국내에서 홈플러스가 가장 먼저 운영했다. 영국테스코의 노하우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2005년 영등포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88개 대형마트와 익스프레스 4개 점포에 총 39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운영중이다.



유통업체들은 셀프계산대 이용자와 결제액을 공개하지는 않지만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이마트 관계자는 "셀프결제는 길게 줄을 서지 않아도 돼 소량구매 고객의 경우 편리하게 쇼핑을 마칠 수 있다"면서 "소량구매가 많은 20~30대 젊은층이나 점원과 접촉을 원치않는 언택트 고객들이 많이 찾는데 최근에는 40~50대 주부들도 즐겨 이용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신용카드와 기타 지불결제 시스템이 발달하고 셀프주유소나 드라이브스루매장 경험이 있은 고객들은 셀프계산대에 거부감이 적다"면서 "최근 셀프계산대 보조인력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여 기존 인력을 재고나 행사관리 등으로 전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셀프계산대 도입이 인건비 절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당장 셀프계산대를 도입한다 해서 매장 계산원들을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편의점의 경우 인건비 절감에 무게를 두고 설프계산대와 무인점포를 적극 테스트한다. 결제업무가 전체 근무시간의 6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부담이 커서다.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24가 대표적이다. 이마트24는 현재 무인편의점 7곳과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매장 2곳, 셀프자판기 2곳 등 11개 무인점포를 운영중이다.

이마트24의 무인편의점은 신용카드로 본인을 인증한뒤 매장에 들어가 상품을 고르고 셀프계산대에서 스스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마트 24는 연내 무인편의점을 3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야간에는 근로자 시급이 1.5배인데 반해 매출은 미미하다"면서 "점포운영비 절감효과가 큰 만큼 안정화를 거쳐 내년부터 가맹점으로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5월 시작한 셀프계산대와 생체인증 기술을 접목한 무인매장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최근 3곳으로 늘렸다. 최근 오픈한 3호점은 가맹점이다. 국내에서 가맹점이 무인매장을 도입한 첫 사례다. 현재 자판기형 무인편의점인 '세븐일레븐 익스프레스'도 시범 운영하며 연내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편의점 1위 업체인 CU 역시 직영점 3곳을 야간에(새벽 1~6시) 무인셀프결제매장으로 시범 운영중이다. CU는 연내 직영점 10개로 테스트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무인편의점은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 이미 확산된 모델"이라면서 "아직 시스템의 안정화나 술·담배 판매방안, 도난방지 등 과제가 많지만 최저임금과 임대료 상승으로 업계의 무인화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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