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 호주 인프라펀드 수수료 '한국 반값'에 결정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2018.09.0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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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TIF 기본 운용보수 0.49%로 합의…한국 MKIF 1.25% 대비 반값 이하

맥쿼리, 호주 인프라펀드 수수료 '한국 반값'에 결정


국내에서 펀드 수수료 인하 압력을 받고 있는 맥쿼리그룹이 호주에서 펀드 운용보수를 한국의 반값 이하에 합의해 논란이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MIRA·이하 맥쿼리)은 최근 사모 인프라펀드인 호주 더인프라스트럭쳐펀드(TIF)의 기본 운용보수를 순자산가치(NAV)의 0.49%에 합의했다. 이는 맥쿼리그룹이 한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MKIF·맥쿼리인프라 (12,600원 ▼20 -0.16%))의 수수료 1.25%의 반값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MKIF는 행동주의펀드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의 요구에 지난달 10일 기본보수 산정 기준을 '시가총액+순차입금'에서 '시가총액'의 연 1.25%(시가총액 1조5000억원 초과분은 1.10%)로 바꾸고 성과급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조정된 보수안은 기본보수 기준 약 30억원을 절감하는 데 불과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국내 인프라 투자업계 관계자는 "맥쿼리가 이달 초 TIF의 기본 운용보수를 0.49%에서 합의를 했다"면서 "9월 말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운용보수와 같이 계약의 중요 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법률검토 등을 거쳐 약 한달 후에 최종 계약을 맺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히 TIF에 한국 기관투자자가 약 8~10%의 지분을 갖고 있어 TIF의 보수 수준이 국내 시장에 알려질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TIF에 한국 기관투자자 비중이 큰 만큼 맥쿼리 입장에서는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19일 이후에 최종 계약을 하려 할 것"이라면서 "최종 계약 전 변동은 가능하겠지만 마무리 단계이고 최종 조건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졌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TIF의 기존 운용사였던 헤이스팅스가 물러나면서 임시로 운용을 맡았던 RBC증권은 0.74%의 보수를 받았다. 이후 TIF 신탁관리자인 가디오(Gardior)가 올해 사업계획에서 운용보수를 0.5~0.6%로 제시했고, 지난 6월 맥쿼리가 이 수준에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MKIF 관계자는 "호주 TIF는 사모 딜이고 호주 오피스에서 진행되는 건이어서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19일 자산운용사 변경을 위한 주총을 앞두고 펀드 운용을 방어하려는 맥쿼리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벤 웨이 맥쿼리그룹 아시아 CEO(최고경영자)가 다음날 방한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총 전 MKIF가 운용보수를 한차례 더 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맥쿼리는 2002년 MKIF를 설립, 국내에 생소한 인프라와 대체투자를 도입하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6년 코스피에 MKIF를 상장, 국내 유일의 상장 인프라펀드로 자리 잡았다. MKIF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와 천안·논산 고속도로, 우면산 터널 등 국내 알짜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를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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