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이탈리아에 드디어 1호점 냈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8.09.0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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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프랜차이즈 무덤'으로 불릴 만큼 자부심 강한 나라
프라푸치노 안 팔고 피자 직접 구워 '철저한 현지화' 전략

/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사진=스타벅스 홈페이지.


전세계 78개국에 2만5000개 매장을 가지고, 4시간마다 새 매장을 여는 스타벅스도 여태껏 공략을 못한 나라가 있다. 에스프레소의 고향이자 커피 프랜차이즈의 무덤으로 불리는 이탈리아다.

그런 스타벅스가 마침내 이탈리아 밀라노에 1호점을 열었다고 6일(현지시간) AF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위치한 스타벅스 1호점은 2300㎡(약 700평) 규모의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매장이다. 스타벅스의 프리미엄 매장인 리저브 로스터리는 지금까지 미국 시애틀과 중국 상하이에만 매장이 1개씩 있었다.

스타벅스는 커피 전통에 집착하는 고집스러운 이탈리아인들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화에 집중했다. 낡은 우체국을 개조해 유럽 스타일로 매장을 꾸몄고, 프라푸치노 음료 등은 팔지 않고 직접 원두를 볶아 만든 신선한 커피를 위주로 판매할 예정이다. 여기에 피자와 이탈리아 제빵류도 매장에서 구워 판매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이번 프리미엄 매장 오픈 후 연내 추가로 일반 스타벅스 매장도 열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그동안 몇 차례 이탈리아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해 초에도 이탈리아 진출 계획을 밝혔지만 한 차례 연기했다. WSJ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35년 만에 이탈리아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다"고 전했다.

슐츠 회장은 그동안 "이탈리아는 겸손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는 "첫 밀라노 여행에서 도시 에스프레소 매장에서 나는 사람 냄새에 매료됐다"며 창업의 영감을 이곳에서 받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린다.

WSJ는 "1유로짜리 에스프레소를 즐기던 이탈리아인들을 대상으로 스타벅스가 1.8유로짜리 에스프레소를 팔기엔 힘들 것"이라면서 "게다가 카푸치노를 주문할 때 '톨', '그란데' 사이즈를 정해야 하는 건 이탈리아인들에게 매우 낯선 광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의 알렉상드르 루에르는 "젊은 세대는 스타벅스 커피에 더 개방적"이라며 "프랑스에서도 스타벅스가 젊은 세대에 충분히 어필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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