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아이엔지생명 인수 앞둔 신한지주, 득과 실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8.09.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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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엔지생명 인수가 '합리적' 평가에도 주가 하락…배당정책 변화·역시너지 우려

옛 아이엔지생명 인수 앞둔 신한지주, 득과 실은?


신한지주 (47,200원 ▲200 +0.43%)가 오렌지라이프(옛 아이엔지생명 (27,500원 ▲300 +1.1%)) 인수 계획을 밝힌 후 양사 모두 주가가 하락세다. 생보사 중 알짜 매물로 꼽혀왔고, 인수가도 합리적이라는 평가지만 주가는 반대로 움직였다. 신한지주의 업계 1위 도약 가능성과 사업 다각화는 긍정적이지만, 배당 축소 우려 등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6일 신한지주는 300원(0.71%) 하락한 4만2150원을 기록했다. 인수 소식이 처음 전해진 전날에는 3.19% 떨어졌다. ING생명은 이날 650원(1.90%) 하락한 3만3550원에 마감했다. 장중 3만3400원을 기록, 52주 최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합리적인 인수가…신한지주 1위 도약 기대=신한지주는 전날 오렌지라이프 주식 4850만주(지분율 59.15%)를 2조2989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종가에 비하면 40% 이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다만 초기 협상가격이었던 2조4000억원에 비해 낮고, 우량 매물이라는 점에서 증권가는 대체로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사업다각화도 꾀할 수 있다. 신한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이익 기여도가 지난해 약 44%로 3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데, 기존 신한생명과 시너지가 더해지면 보험 이익 기여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이번 인수로 신한지주가 KB금융을 꺾고 업계 1위를 탈환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6월 말 기준 오렌지라이프 자산은 31조원 규모로, 신한지주(453조원)와 합하면 484조원에 달해 KB금융(463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순이익 역시 오렌지라이프가 상반기에 1836억원을 달성한 만큼 신한지주(1조7956억원)와 합하면 KB금융(1조9150억원)을 600억원 규모로 따돌린다.

신한생명과의 합병으로 수천억 규모 자본확충도 피해갈 수 있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렌지라이프 RBC비율이 440.1%로 보험사 중 가장 자본건전성이 높다"며 "신한생명의 RBC비율이 174.3%인 것을 감안하면 두 회사가 합병시 신한생명에 대한 자본확충 부담은 소멸된다"고 진단했다.


◇배당정책 변화·역시너지 걸림돌=다만 이번 인수는 오렌지라이프 주주들에게는 아쉽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현금배당성향이 62%에 달하고 연간 배당수익률이 6%에 이르는 고배당주다. 반면 신한지주는 3년 평균 배당성향이 25%에 그치고, 배당수익률도 3%에 불과하다. 인수후 배당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효과도 거의 없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017~2018년 ROE가 약 9.5~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로 인한 ROE 제고 효과는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합병시 외국계인 오렌지라이프와 국내은행 계열사인 신한생명 간 조직문화 차이로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서로 다른 영업방식, 점포 통폐합 등도 문제다. 오렌지라이프는 대면영업, 신한생명은 TM채널과 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다. ING생명이 오렌지라이프에서 또다시 사명을 또다시 바꿔야 한다는 것, ING생명의 상장폐지 이슈도 리스크다.

최 연구원은 "신한지주와 인적구성과 조직문화가 상이한데 이런 점이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조직마찰로 인한 역시너지 가능성도 있다"며 "다만 신한지주의 과거 M&A 성공 역사를 감안할 때 시너지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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