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에 부는 훈풍, 투자유치·이전상장 잰걸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09.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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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기업 상장 가속도…프리IPO투자도 활발, 툴젠 테슬라 상장시도는 논란 가열

바이오에 부는 훈풍, 투자유치·이전상장 잰걸음


회계 논란이 완화되고 기술수출 기대감이 커지면서 제약·바이오 기업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바이오 업종에 다시 훈풍이 불면서 일부 비상장 바이오 기업이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를 통해 자금을 잇따라 유치했고, 코넥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4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코넥스 기업인 지노믹트리(50억원), 수젠텍(30억원), 카이노스메드(30억원) 등이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이들은 모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노믹트리와 수젠텍은 투자회사인 데일리파트너스가 투자했다. 카이노스메드는 DSC인베스트먼트가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프리IPO 성격의 투자로 상장이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바이오 기업 주가가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이 다시 바이오 기업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장 바이오 기업이 상장되고 벤처캐피탈이 투자금회수에 성공하는 선순환이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바이오투자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의 코스닥 이전상장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코넥스 시총 1위 종목 툴젠은 지난달 테슬라(이익미실현) 요건으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거래소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툴젠이 기술성평가가 아니라 테슬라요건을 통해 상장에 나선 것에 대해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툴젠은 두 차례 기술특례 상장에 실패했고, 이번에는 테슬라요건 상장을 시도했다. 발행사와 주관사가 툴젠이 보유한 유전자가위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기관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테슬라 상장이라고 할지라도 거래소가 어떤 방식으로든 툴젠 기술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툴젠의 심사 포인트는 실적이 아니고 기술력"이라며 "기술평가를 거래소 내부에서 진행할지, 아니면 외부기관에 맡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기술성평가 상장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툴젠이 기존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한 이유를 뒤엎는 구체적인 근거를 찾지 못한다면 상장을 허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툴젠은 지난 3년간 영업적자가 확대되고 있어, 코스닥 이전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한다면 투자자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 들어 코넥스 시장에서 툴젠과 노브메타파마 주가가 급등한 만큼 '증권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툴젠 주가는 12만6300원으로 연초대비 120%가량 올랐다. 시가총액은 8130억원으로 증발공 규정에 따르면 이 회사 공모가는 기준가격의 70% 이상이어야 한다. 단순계산으로 최소 567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받아야 한다. 증발공 때문에 본래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모가 이뤄진다면, 추후 주가 급락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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