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 카드 소진한 두산重, 관건은 자력부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8.08.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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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캣 매각자금 유입돼도 순차입의존도 35%대…뚜렷한 추가 자산매각 카드 안 보여

밥캣 카드 소진한 두산重, 관건은 자력부활


두산중공업 (20,900원 ▼950 -4.35%)이 5조원에 육박한 순차입금 부담에 두산밥캣(이하 밥캣) 지분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회사 두산엔진 매각을 통해 두산엔진이 들고 있던 밥캣 지분을 수중에 넣은 지 5개월 만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을 통한 자금수혈 효과가 3000억원대 수준이어서 재무부담은 여전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제 관건은 두산중공업이 자체 사업 부활을 통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느냐 여부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말 순차입금 규모는 약 4조 8633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순차입금 의존도(자산총액 대비 순차입금 비율)는 38.3%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말 기준보다 악화된 재무지표다. 지난해 2분기 말 순차입금 규모와 순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4조2529억원, 36.1%였다.



당장 재무상황은 밥캣 보유지분 매각으로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이 전일 밥캣 보유지분 1057만8070주(지분율 기준 10.56%) 전량 매각을 통해 마련할 현금은 약 3681억원. 처분금액이 유입되면 순차입금과 순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4조4952억원, 35.4%로 내려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무부담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두산중공업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조정하며 추후 등급 상향조정 검토 조건으로 별도기준 순차입금 의존도 25%미만을 제시했다. 밥캣 매각 효과까지 감안해도 추가 등급 상향 수준까지 순차입금 의존도는 여전히 10%p 이상 높은 셈이다.

문제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뚜렷한 자산매각 카드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산엔진과 밥캣 지분은 그동안 최대 자산매각 수단으로 꼽혔는데 전일
밥캣 매각으로 이를 모두 소진해서다.


이제 자체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고 채무부담을 줄이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단 상황은 녹록지 않다. 두산중공업의 별도 기준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651억원, 1379억원으로 전년보다 8.6%, 3.9%씩 줄었다. 추후 사업환경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정부의 탈원전, 탈석탄 정책 추진으로 회사 주력 사업인 원전 주기기와 석탄화력발전소 보일러 및 증기터빈 공급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우선 지난해 신규수주가 약 5조1000억원으로 지난 5년 평균 약 7조30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수주가 예상됐던 신한울 3, 4호기 등 약 2조7000억원의 수주가 백지화된 탓이다. 올해 수주목표는 6조 9000억원인데 올해 7월까지 수주액도 3조 9000억원 수준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원전 사업이 당장 큰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돌파구인데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수주의 경우 내년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궤도권에 오르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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