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수출 급감 "美 제재 리스크 안을 기업이 없다" 정권 위기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2018.08.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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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9월이면 이전 수출량의 1/3 될 것…기업들 이미 美 제재 준비 태세" 최근 이란 장관들 잇따라 탄핵 '對美 협상 나설까' 주목

  5월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전 미국 대사관 밖에서 이란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탈퇴선언에 반발하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월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전 미국 대사관 밖에서 이란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핵협정 탈퇴선언에 반발하며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란산 원유 수출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각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이란 내에서도 현 정권에 대한 압박이 고조되고 있어 이란이 대미(對美)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이란 원유 수입과 관련된 소식통을 인용, 올 9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란석유공사(NIOC)는 자국 원유 수출량이 지난 6월 하루 약 230만 배럴에서 9월 약 15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이란산 원유 수출량이 100만 배럴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는 이 전망을 올가을로 앞당겼다. 석유 업체들이 미국발(發) 제재에 대한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는 진단이다. 미국은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 및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럽과 중국 등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안을 물색하고 있지만, 미국의 제재라는 위험을 감수할 금융업체나 해운사, 보험사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WSJ는 지적했다. 영국 파생상품 트레이딩 업체 IG그룹의 마이크 솔트하우스 제재위원장은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는 보험을 제공하면 우린 하룻밤 사이에 파산할 것"이라고 했다.



제재로 인한 경기 악화가 본격화하면서 이란 현 정권도 위기를 맞았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미국에 대항하자"고 호소했지만, 의회는 행정부 책임자인 로하니 대통령에 대한 소환 절차를 실시했다. 이란 의회는 지난달 발리올라 사이프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한 데 이어 노동장관과 경제장관을 잇달아 탄핵했다. 의회는 교육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 탄핵도 예고한 상태다.

로하니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면서 미국과 대화 재개를 선택할지도 관심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화를 제안했고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의 제안은 무의미하다"며 응하지 않았다.

글로벌 경영 전략 자문업체 '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ASG)'의 주안 카를로스 하르타산체스 상무는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합의는 미국이 '조건만 맞으면 양보할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준 것으로 다른 나라에 '좋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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