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로 '뇌 지도' 정복 나선 구글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8.08.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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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AI 기술 기반으로 뇌 이미지 분석 과정 '완전 자동화'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미지의 영역'으로 불리는 인간의 뇌. 뇌를 둘러싼 베일을 벗기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구글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뇌 지도 '커넥톰'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완벽한 커넥톰 구현을 위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게 목표다.

구글은 28일 열린 '구글 AI 포럼- AI 혁신과 연결체학'에서 커넥톰 연구 성과와 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구글에서 커넥톰 프로젝트를 이끄는 바이렌 자인 연구원은 "신경과학의 핵심은 뇌 구조 파악인데, 관련 정보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커넥톰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넥톰은 뇌 조직을 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해 3D 이미지를 생성한 뒤 해당 이미지를 기반으로 신경돌기와 시냅스 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최대 난제는 나노미터(㎚·1nm은 10억 분의 1m) 해상도로 생성한 뇌 조직의 3D 이미지에서 추출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이다. 워낙 고해상도 이미지이기 때문에 1입방밀리미터(㎣)의 뇌조직당 1000테라바이트(TB·1TB는 1024GB)가 넘는 데이터가 생성된다. 커넥톰 제작을 위해선 해당 데이터를 분석해 뇌 신경돌기를 추적하고, 시냅스들이 어떻게 연결됐는지 파악해야 한다.

구글이 개발한 PPN 기술을 활용해 금화조 뇌 일부의 모든 뉴런을 세분화한 모습. /사진제공=구글.구글이 개발한 PPN 기술을 활용해 금화조 뇌 일부의 모든 뉴런을 세분화한 모습. /사진제공=구글.
구글은 '플러드 필링 네트워크'(PPN) 기술과 '예상 실행 길이'(ERL) 측정항목을 개발, 데이터 분석 작업을 완전 자동화하고, 정확도를 개선했다. 순환신경망 기반으로 개발한 PPN은 신경돌기 경계 파악, 이미지 그룹화 과정을 한 단계로 합쳤다. PPN을 활용해 새 뇌 일부를 분석한 결과 기존보다 10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 처리가 이뤄졌다.



ERL은 뉴런에서 무작위로 특정 지점이 주어졌을 때 실수가 발생하기 전까지 해당 뉴런을 어디까지 추적할 수 있을지 측정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실수 빈도와 크기를 계산할 수 있어 데이터 분석 정확도를 높인다. 구글은 해당 기술 기반의 텐서플로(구글의 AI 플랫폼) 코드와 3D 데이터세트용 시각화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 플랫폼 '깃허브'를 통해 공개했다. 구글은 막스 플랑크 신경생물학연구소, 하버드대 등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구글의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도 완벽한 커넥톰 구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다만 커넥톰 구현을 비롯한 연결체학 연구가 의학뿐 아니라 AI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AI 기반 기술들이 인간의 신경체계를 본따 개발됐기 때문에, 연결체학 연구가 AI 발전을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

바이렌 자인 연구원은 "현재 분석 중인 뇌 조직 중 가장 큰 데이트세트는 인간 뇌 크기의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며 "매년 10배씩 5~6년간 지속적인 기술 진보가 이뤄져야만 뇌 전체 크기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결체학 연구가 AI와 컴퓨터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구글은 연결체학 연구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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