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일그룹, 인양 의사 애초 없어…가상통화도 단순 포인트"

머니투데이 최동수 기자 2018.08.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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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배 수익 보장' 신일골드코인(SGC)은 가상화폐 아닌 단순 포인트"

최용석 신일그룹 대표가 7월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최용석 신일그룹 대표가 7월26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가상통화 신일골드코인(SGC)이 기술력 없는 단순 포인트라는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8일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홈페이지(www.shinilgoldcoin.com) 제작업체를 수사한 결과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신일골드코인이 기술력 있는 가상통화가 아니라 카드사,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에서 고객에게 부여하는 것과 비슷한 단순한 포인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투자사기 의혹의 핵심인물인 류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이 홈페이지 제작업체에 '회원가입시 사이버머니 100만 신일골드코인 지급 기능', '아프리카TV 별 풍선 구매 참고 개발' 등을 요구했다"며 "일반적인 가상화폐는 개발자와 개발 소스 코드, 사업계획 등이 담긴 백서가 있는데 SGC는 백서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돈스코이호 인양업무를 진행하겠다며 6월1일 설립된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은 처음부터 배를 인양할 의사가 없었다. 신일그룹이 인양업체와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용역대상에 인양업무와 관련된 내용은 없고 '동영상 촬영 및 잔해물 수거’를 용역대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약금도 일반적인 선체인양비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소액으로 확인됐다"며 "처음부터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1차 계좌분석결과 피해자는 약 2600명, 피해금액은 약 90억원으로 조사됐다. 투자금은 유모 전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대표의 개인계좌로 들어간 이후 대부분 다른 계좌로 이체되거나 출금돼 잔액이 거의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달 24일 돈스코이 사건 관련 내용으로 류 전 회장의 체포영장을 추가로 발부받았다. 류 전 회장도 이미 다른 사기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현재 경찰은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 수배를 발부받아 베트남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진 류 전 회장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달 20일 유 전 대표가 수감돼 있는 인천구치소 수감실 등 관련자 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이달 9일에는 최용석 전 신일해양기술 대표와 류상미 전 신일그룹 대표를, 10일에는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모씨(57)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류 전 회장과 관계, 가상통화 사기 의혹 등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류 전 회장의 소재와 관련해서는 "베트남에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국제거래소는 올해 5월부터 3차례 신일골드코인 프리세일(사전판매)을 진행했다. 국제거래소는 올해 7월 말 SGC를 개당 200원에 공개(ICO)하고 이어 9월30일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인데 상장 예정 가격은 1만원이라고 밝혔다. 1차~3차 판매에서 신일골드코인이 1개당 30원~120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100배 이상의 수익을 약속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도 희망을 가지고 신고에 소극적인 피해자들이 많다"며 "사기사건의 수사를 위해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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