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금 싸울땐가…김&장 모두 책임져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18.08.2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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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흔들리는 김앤장]③여당의 복잡한 속내 "해결못하면 무능한 여당"

계속되는 불화설에 휩싸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에 출석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계속되는 불화설에 휩싸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에 출석해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 이동훈 기자


"지금 때가 어느땐 데 한가롭게 싸울 시간이 있는가."

여당 의원들의 속이 탄다. 입밖으로 꺼내진 못한다. 화가 치밀지만 일단 참을 수밖에 없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다투는 이른바 ‘김&장’ 갈등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여당이란 책임감 때문에 공식 의견을 자제한다. 섣불리 얘기했다간 듣는 사람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둘 사이의 갈등이 연일 보도되고 들리지만, 스스로 외면하는 수밖에 없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주요 경제지표가 계속 추락하고 있는 지금은 당정청이 모두 하나가 돼 움직여야 할 때다”며 “민생 경제를 책임져야 할 두 사람이 언제까지 감정 싸움만 할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들의 갈등이 처음 언론에 알려졌을 때만 해도 ‘건전한 토론’, ‘다양한 의견’ 등으로 감싸기 바빴다. 하지만 이들의 다툼을 넘어 기재부와 청와대의 갈등 소식이 여의도까지 전해지고, 청와대에 근무하는 국회 보좌진들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자 걱정이 커졌다.



특히 두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요즘엔 조마조마하다. 갈수록 떨어지는 지지율의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만들 수 있는 탓이다. 최저임금 인상과 국민연금, 고용 등 국민 먹거리와 관련된 이슈들은 하나같이 논란에 휩싸였다. 당정청이 힘을 합해 풀어가도 시원찮을 상황에 갈등설은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든다.

더욱이 선거가 없는 내년까진 문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들의 성과가 나와야한다. 물론 국회가 다당제 상황이 됐지만, 더 이상 야당 탓을 할 수 없다. 민생을 위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정책에 누수가 생기면 무능한 여당이란 얘기를 필연적으로 듣게 된다. 이듬해 맞이하는 2020년 총선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아는 일부 의원들은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면서 이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당의 한 핵심 의원은 “참여정부때에도 교수 출신인 이정우 전 정책실장과 관료 출신인 김진표 당시 부총리가 사사건건 부딪혔다”며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다 결국 1년여 만에 두명 모두 그만뒀다”고 말했다.


경제관련 상임위 소속 한 재선 의원은 “몇몇 의원들이 물밑에서 이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양쪽에 경고도 하고 조치를 취했지만, 나아진 게 없다”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맞다면 두 사람 모두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대표 선거가 끝나는 다음 주를 이들 갈등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둘의 갈등이 계속 된다면 새 당대표가 이 문제를 대통령에게 공식 제기하는 등 해결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새 당대표가 선출되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새로운 당정청 관계 정립을 위해 액션을 취할 것”이라며 “정부와 청와대의 불협화음으로 읽혀지는 이 문제를 새 당대표가 가만히 보고 있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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