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소리만 달라도 견해차?"…'김앤장' 논란보는 靑 속내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8.2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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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흔들리는 김앤장]②건전한 토론 통한 정책 결정과정으로 간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장하성(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7.05.30.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장하성(오른쪽)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17.05.30. [email protected]


‘이견은 있지만, 언론이 이렇게까지 크게 보도할 일인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혁신성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소득주도성장) 간 ‘경제정책 불협화음’ 논란을 지켜보는 청와대의 시각이다. 정부 내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정책 토론 과정 중 이견만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0일 기자들에게 “언론에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두 사람이 어떻게 단어 하나, 문장 하나 딱 맞게 말을 하겠나”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화설이 끊이지 않자 22일에는 “숨소리만 달라도 견해차가 있다고 기사화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청와대는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 간 이견이 나오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정책결정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참모들이 회의에서 과거 그 어느 정부보다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워 온 것의 연장선이다. 수첩에 받아적는 회의가 아니라 토론과 논의가 살아있는 회의를 추구해 정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담겨있다.

하나의 시각만으로 경제현상을 들여다 보지 않고 있으므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통령의 지론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경제부총리와 같은 인물이 언제든 ‘노(no)’를 외치며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 고용쇼크 발표 이후 김 부총리에게 ‘소극적인 소득주도성장의 추진’을 따지기보다, 오히려 ‘경제 컨트롤타워’ 위상을 명확히 해줬다는 점이 ‘건강한 정책결정 과정’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부총리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시각도 장 실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한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게 정부의 수장인 문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소득주도성장의 목표달성을 위해 수단(정책)은 유연하게 보겠지만 소득주도성장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은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사명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내건 ‘간판’과도 같은 정책인 것이다.

그런 문 대통령이 ‘경제 컨트롤타워’로 임명한 김 부총리 역시 당연히 이에 동의를 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한다. 견해차는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나오는 것으로, 언제든 조율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을 모두 함께 추진해야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에 각자의 주장이 상충하지 않는 범위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분간은 장 실장 보다는 김 부총리 쪽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집권 후 지나치게 소득주도성장을 앞세우는 바람에 혁신성장을 못챙긴 점은 반성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빠르면 다음주 단행할 수 있는 개각의 대상으로도 교육부·국방부·고용노동부·환경부·여성가족부 장관 정도만 거론될 뿐, 김 부총리는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장 실장의 역할은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것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김 부총리 주도로 혁신성장의 드라이브를 걸어 경제정책의 밸런스를 찾아 고용쇼크를 해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고용문제 해결에 “직을 걸라”고 한 것도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의 이같은 역할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부총리와 장 실장은 우리 정부의 경제정책을 끌고가는 ‘투톱’으로, 목적지에 대한 관점은 같다. 다만 그것을 실행해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차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의견차가 건강한 토론을 통해서 서로 보완될 수 있는 관계에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다. 갈등이 부각되면 정책이 힘을 받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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