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發 환율전쟁 다시 불붙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8.08.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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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가치 내리자, 트럼프 맞불…"中이 환율 조작, 연준도 도움 안 돼"

미중 무역전쟁發 환율전쟁 다시 불붙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불씨가 환율시장으로 옮겨붙었다. 중국이 미국의 관세 공격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국 통화인 위안화 가치를 크게 낮추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끈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이 무역전쟁에 도움이 안 된다며 자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위안화 절하에 발끈한 트럼프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6일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달러당 6.8946위안으로 고시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6%,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4월 초 저점 대비로는 10% 가까이 오른 수치다.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인데, 시장환율의 변동성이 기준환율의 상하 2% 범위로 제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인민은행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이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내린 이유는 수출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산 제품의 수출가격이 내려가 높은 관세가 붙더라도 어느 정도 피해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위적인 환율조작은 상대국으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틀림없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2일 시작되는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무역협상에서도 위안화 환율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위안화 절상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은 환율을 무역전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리보(李波)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무역전쟁을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춘 적이 없으며, 환율은 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7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위안화 고시환율을 소폭 하향 조정했다.

◇"당분간 달러 강세 지속"

사실 위안화 약세는 달러 강세로 말미암은 측면도 있다. 미국 경제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고, 금리도 계속 오르면서 달러 가치가 크게 오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에 "무역전쟁에 도움이 안 된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미국과 무역 분쟁 중인 다른 나라는 환율을 낮추는데 연준은 금리를 올려 달러 강세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견제에도 연준이 금리 인상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올해 상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으며, 9월에 이러 12월에도 올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경기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자산관리회사 킬릭의 레이철 윈터 매니저는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했다. 다른 투자회사 올드뮤추얼글로벌인베스터의 마크 내쉬도 "지금이 달러의 저점 매수 시기"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달러 투자가 대유행하고 있다"고 했다. 사를 이용하시면 자기소개서 저장 등의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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