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상장했는데…오히려 약세 보인 모회사 주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8.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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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 모멘텀으로 이어지지 않아…현재 상장절차 진행중인 11개 기업 모회사 행보 주목

상장기업들의 알짜 자회사들이 올해 IPO(기업공개) 시장에 잇따라 등판하고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함께 상장사가 되면 주가 측면에서 시너지가 나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사정이 예전만 못하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자회사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상장기업 자회사 가운데 현재 상장심사 승인을 받았거나 심사를 받고 있는 기업은 카카오게임즈(카카오), CJ CGV 베트남(CJ CGV), 현대오일뱅크(현재중공업지주), HDC아이서비스(HDC) 등 총 11곳에 달한다.

자회사 상장했는데…오히려 약세 보인 모회사 주가


일반적으로 자회사 상장은 모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상장 디스카운트' 때문에 낮았던 자회사 지분가치가 올라가면서 모회사 재무제표가 함께 좋아지기 때문이다. 상장 후 자회사 주가가 오를수록 모회사에는 보탬이 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통념이 깨지는 추세다. 앞서 자회사가 상장한 기업들이 오히려 주가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회사 티웨이항공 (2,685원 ▲50 +1.90%)을 상장시킨 지주회사 티웨이홀딩스가 대표사례다.

티웨이홀딩스 (444원 ▲5 +1.14%) 주가는 티웨이항공의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에서 거래중이다. 티웨이항공 상장일과 비교해도 주가가 낮다. AK홀딩스 (14,880원 ▲190 +1.29%)도 자회사인 애경산업 (20,200원 ▲1,030 +5.37%)이 지난 3월 22일 상장했지만 주가는 당시보다 내렸다.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 6일 상장한 에스에스알 (4,180원 ▲5 +0.12%)의 모회사인 지란지교시큐리티 (3,400원 ▲30 +0.89%)도 비슷하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IPO 기업이 공모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을 기대만큼 인정받지 못할 경우, 모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오히려 실망감으로 바뀌는 현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티웨이항공은 고평가 지적에 시달리며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 공모가를 밴드 최하단보다 낮은 가격에서 결정했다. 상장 전 티웨이항공에 대한 기대치는 최대 한 주당 1만6700원(밴드 상단 기준)이었는데, 공모가는 1만2000원에 그쳤다.

낮아진 자회사 가치는 모회사 주가까지 함께 끌고 내려갔다는 지적이다.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자회사 상장이라는 호재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점도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자회사 상장이슈가 있는 기업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은 자회사 흥행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특히 최대어인 현대오일뱅크를 비롯해 CJ CGV 베트남, HDC아이서비스, 드림텍 등 코스피 상장추진 기업들이 관심 대상이다. 올해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으로 IPO 유동성이 확대된 코스닥과 달리 코스피는 흥행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IPO 시장에 등판한 기업을 보면 대기업 계열사거나 최대주주가 상장회사인 경우가 많다"며 "올해 코스피 IPO 시장은 대체적으로 수요예측에서 기대만큼 평가를 못받은 기업이 많았기 때문에 자회사의 상장이라는 호재에도 모회사 주가 흐름은 비교적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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