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에 또 칼바람…연말 대규모 감원 우려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8.08.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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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현대重 659명 등 1200여명 줄어…삼성重·대우조선 하반기 수천명 희망퇴직 실시

조선에 또 칼바람…연말 대규모 감원 우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상위 3개사가 상반기에만 1200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감절벽에 직면한 업계는 하반기에도 적자를 명분으로 수천명 수준의 인력을 다시 감축할 조짐이라 고용시장에 칼바람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삼성중공업 (9,850원 ▲380 +4.01%),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의 올 2분기 말 기준 인력(기간제 근로자 포함)은 전년보다 총 1228명 줄었다.



현대중공업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1만6504명이던 직원 수가 올 2분기 말 1만5845명으로 659명 줄었다. 올 상반기 정규직 인원은 1만5285명으로 566명이, 기간제는 560명으로 93명이 줄었다.

현대중공업 인원 감축폭이 가장 큰 것은 지난 4월 실시한 희망퇴직 결과로 풀이된다. 이 그룹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았다. 2016년에 이은 두 번째 인력 감원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총 303명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 말 정규직 직원은 1만163명, 기간제 215명으로 각각 전년보다 238명, 65명 줄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1만226명이던 직원 수가 올 2분기 말 9960명으로 266명 빠졌다. 직원 수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2015년 대규모 적자 이후 내놓은 자구계획안에 따른 것이다. 대우조선은 2015년 10월 첫 희망퇴직을 시행한 이래 3년간 지속적으로 퇴직을 진행했다.

대형 조선사의 인원감축 흐름은 하반기에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경영실적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인력 축소가 불가피한 악순환이 우려되어서다. 고정비를 줄이려면 감원은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3분기 연속 적자를 냈고 대우조선은 올 2분기 흑자를 냈지만 전년에 비하면 이익이 65.5%나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5일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 중단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관련 생산직 2000여 명을 어떻게 배치 전환할지 고민하고 있다. 사측은 이들을 해고하지 않고 일단 무급휴직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유급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연내 추가 희망퇴직 가능성을 열어놨다. 성기종 IR(Investor Relation)담당 상무는 지난달 실적 설명회에서 "하반기 인력정책은 기본적으로 희망퇴직이라 퇴직을 자원하지 않으면 정책이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불가피한) 인력 구조조정이 추가로 실시될 수 있다"고 했다.

삼성과 대우도 몸집 줄이기를 지속할 입장이다. 삼성은 2016년 채권은행에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하며 전체 인력을 5000여 명 줄이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감축된 인원은 3400여 명 수준이다. 올 하반기 1000~2000명이 감원될 수 있다. 삼성은 올해 임단협에서 노동자협의회에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제시했다.

대우는 자구안에 따라 올해 전체 직원수를 9000명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 정성립 사장은 6월 간담회에서 "3분기 이후에 인력 (감원) 계획을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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