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새 2억 뛴 목동...경전철 타고 더 갈까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8.08.22 03:45
글자크기

목동 5·6단지 수혜 기대감에 매물 사라져… "목동선 번번이 좌초, 관망 분위기도 상당"

한달 새 2억 뛴 목동...경전철 타고 더 갈까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의 영향으로 한달 새 1억~2억원 뛰었는데 경전철 소식으로 그나마 있던 매물이 싹 들어갔네요.”(목동 5단지 소재 공인중개소 대표)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5단지 내 한 공인중개소. 공인중개사의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시장 분위기를 묻거나 팔기로 한 물건을 거둬들이겠다는 매도자의 전화가 대부분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틀 전 강남·북 균형발전 차원에서 목동선을 비롯한 철도사업 계획을 밝히면서 목동 아파트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은 당시 목동선, 우이신설 연장선, 면목선, 난곡선 등 4개 노선 도시철도사업을 재정사업화해 2022년 이전 조기착공할 것이라고 했다.
 
목동선 계획은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역부터 신월까지 10.87㎞를 잇는 것으로 2008년 ‘서울시 도시철도 기본계획’과 2015년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으나 민간사업자 미선정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그러나 박 시장이 ‘목동선’ 카드를 다시 꺼냄에 따라 해당 노선이 지나는 지역 집값이 들썩일 가능성이 높아졌고 목동에선 기존 랜드마크인 7단지와 함께 5·6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인근에서 영업하는 공인중개사는 “목동 5·6단지는 학원가, 쇼핑시설, 초·중·고가 가까워 실거주자 환경은 좋으나 오목교역과 붙어 있는 7단지에 비해 저평가됐다”며 “목동선 착공 기대감에 거래를 미루겠다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는 올해 초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로 약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 후 여의도 집값 상승세가 이곳으로 확산하면서 최근 신고가를 경신했다.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연초 12억7000만원에 거래된 목동 5단지 전용 95.28㎡는 최근 15억7000만원에 매매돼 이전 최고가(13억원대 중반) 기록을 경신했다. 목동 6단지 전용 143㎡도 최근 18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 16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목동 7단지 전용 53㎡ 역시 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다만 ‘목동선 효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재정을 투입하기 위한 관계기관간 협의가 오래 걸릴 수 있고 실제 박 시장 임기 안에 착공이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4개 노선에 2조8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목동이 속한 양천구의 매매 시세가 1㎡당 745만원(KB부동산)으로 강남·서초·송파구 등에 이어 서울 내 8위라는 점에서 목동선은 강남·북 균형발전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최고가를 경신 중인 목동 집값을 잡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연한 연장 등 다각도로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목동선이 언급될 때마다 집값이 출렁인 학습효과가 있고 착공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관망세도 상당하다”며 “시장 흐름에 맡겨두면 될 텐데 인위적인 정책 발언 등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