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업력 하나제약, 구식 비즈니스모델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8.08.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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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20배 책정 밸류에이션 매력…눈길끄는 파이프라인 없어 성장성 의문

40년 업력 하나제약, 구식 비즈니스모델 통할까


40년 업력의 의약품 제조 전문 기업 하나제약이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다. 복제약(제네릭) 전문의약품을 팔아 지난해 매출 1393억원, 영업이익 319억원의 탄탄한 실적을 올린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출의 3%에 불과하고 이렇다 할 신약후보물질이 없다는 점에서 성장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거래소는 하나제약에 대해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시켰다. 1978년 설립된 하나제약은 마약진통제 전문약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다. 매출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올리는 전형적인 복제약 중심의 내수형 제약회사로 평가된다.

특히 마취·통증관련 복제약 26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복제약을 일찍 허가를 받아 시장을 선점하는 전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프로포폴 마취제인 '아네폴주'가 시장점유율 선두를 다투는 것을 포함해 순환기와 소화기 등의 처방 시장에서도 고른 매출 비중을 보이는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9%로 업종 최고 수준이다. 통상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은 10% 내외다. 하나제약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4.1%에서 점증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제약이 마취 관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복제약 비즈니스는 동일한 제품을 팔기 때문에 각 회사마다 마케팅이 조금 다른 것을 빼곤 특별한 장점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제약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개량신약이나 혁신신약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다른 제약사보다 수익률이 좋아 공모가격도 시장의 관심을 받을만하다는 평가다. 하나제약은 희망공모가밴드로 2만4500~2만8000원을 제시했다. 밴드 상단 기준 기업가치는 4536억원, 공모금액은 1142억원이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액배율)는 약 18.6배다.


올해 초 상장된 알리코제약의 공모가 산출에 적용된 PER은 22.9배, 동구바이오제약은 17배였다. 다만 알리코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이 상장 직후 주가 최고점에 비해 50%이상 하락한 것은 하나제약 공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하나제약의 R&D투자비는 매출의 3% 수준이다. 신약개발에 공을 들이는 제약사들은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로 투자한다. 하나제약은 진정수면마취제, 조영제, 당뇨성 망막병증 신약, 비알콜성 지방간염 신약 등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 임상단계 이전의 개발 초기여서 신약을 완성하기까지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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