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폭염·혹한기… 아파트 '베란다·단열필름·맞통풍' 인기↑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18.08.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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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가을 줄고 여름·겨울 날씨 혹독해져 아파트 선호에도 영향…"단열보강 인테리어도 각광"

아파트 베란다를 별도 공간으로 꾸민 인테리어 사례. 최근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열 완충 역할을 하는 베란다를 확장 없이 그대로 활용하는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아파트 베란다를 별도 공간으로 꾸민 인테리어 사례. 최근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열 완충 역할을 하는 베란다를 확장 없이 그대로 활용하는 인테리어가 유행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앞둔 신혼부부 김모씨(34)는 베란다 확장을 하지 않은 전용면적 59㎡ 정남향 아파트를 물색 중이다. 겨울에는 해가 잘 들어 따뜻하고 여름에는 베란다가 뜨거운 열기를 차단해주는 역할을 해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김 씨는 "이제 여름, 겨울이 1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다보니 덜 춥고 덜 더운 구조를 가장 신경쓰게 됐다"며 "아이까지 태어나면 폭염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집이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이모씨(40)는 모든 방과 거실 창에 '열차단 단열필름'을 시공했다. 뜨거운 열기에 유리창이 달궈져 실내 공기까지 데워 에어컨을 틀어도 원하는 만큼 시원해지지 않아서다.

이 씨는 "시야를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열 차단이 되는 것 같아 궁여지책으로 택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름이 길어지고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아파트 구조와 향, 마감재 등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열을 차단시켜주고 냉·난방시 열효율이 높은 베란다와 정남향, 맞통풍 구조에 대한 수요자들의 선호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분양 때부터 '옵션'의 하나로 수요자들의 인기가 높았던 베란다 확장은 요즘 한 풀 꺾였다. 당초 베란다는 화재대피공간이나 수납, 빨래 너는 공간 등으로 주로 활용돼오다 거실을 넓게 쓰기 위해 확장하는 게 유행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베란다 확장 대신, 베란다 공간을 그대로 두고 별도 공간으로 꾸미는 '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다.

확장시 거실이 외부와 바로 맞닿게 되면서 폭염, 혹한기에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부각된 탓이다. 베란다 공간을 그대로 살리면서 거실과 분리된 별도의 '홈카페'나 '독서·놀이공간'으로 활용하면, 내부로 직접 전달되는 열기를 상당 부분 차단할 수 있어 에너지 절감 효과도 높다.


주로 남향 위주로 배치되는 신축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남서향', 남동향'보다는 '정남향'이 폭염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히 남서향은 오후 내내 햇볕이 집안 깊숙이 들어와 실내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모든 방과 거실이 남향을 바라보는 4베이보다는 맞통풍이 유리한 3베이 구조가 인기를 끄는 것도 날씨와 무관하지 않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경우 열 차단에 중요한 창호를 독일제 수입제품으로 사용해 기밀성을 높이기도 한다. 아파트 입주 전에 단열을 보강한 리모델링을 하거나 외부 창에 단열필름을 시공해 열을 차단하는 사례도 많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입 창호와 실내를 빠르게 식혀주는 천정형 에어컨, 3~4베이 구조, 남향집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기는 꾸준한 편이고 입주때 따로 단열을 보강해 들어가는 분들도 많아졌다"며 "설계 과정에서 폭염과 혹한에 대비한 구조와 고급 단열·마감재를 택하고 이를 부각하는 단지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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