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4개 주, 3500마일 이상의 여정은 쉽지 않지만, 테러로 뒤덮인 암울과 외로움을 치유하기 위해 이들은 ‘음악’을 꺼낸다. 통기타 하나로 엮인 두 사람은 모두 싱어송라이터이고, ‘포크’라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깊은 내면의 장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 젊은이에게 테러는 낯설고 두렵지만, (2차 세계대전, 베트남) 전쟁을 경험한 노인은 포화 속 평화의 진가를 각인하고 있다. 낡은 밴이 탈이 나, 도로 근처 들른 자동차 수리공과 만나면서 두 사람은 비로소 ‘음악의 힘’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 무대를 많은 병사들이 좋아했는데, 갑자기 한 병사가 곡이 끝나고 무대에 오르더니, 시거에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내가 여기 왜 올라왔는지 아십니까. 바로 당신을 죽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게 말하곤 돌연 태도를 바꾸고 악수를 청하지 않겠어. 그리고 무대로 바로 내려가 나머지 공연을 끝까지 보더라고. 그게 음악의 힘이지.”
단조로운 선율에 시적 가사가 투영된 포크는 역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상처 치유제다. 특별한 가창력을 요구받지도 않으면서 ‘누군가’에게 위로의 언어를 전해주는 그 시적 서사야말로 포크가 지닌 유일한 정신이자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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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는 또 포용의 문화로도 읽힌다. 영화는 포크 음악을 통해 테러로 얼룩진 개인의 상처뿐만 아니라, 헝클어진 가족 관계의 회복, 레즈비언의 사랑까지 파고들며 화합과 평화를 얘기한다.
두 사람이 G 코드를 잡고 살포시 던지는 노랫말과 음색에 가슴이 덜컥거렸다. 쉽게 휘발되는 어지러운 요즘 노래 속에서 맛보는 단비 같은 음악이다.